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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 브리핑룸으로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날 한국과 일본이 최근 갈등을 보여온 일본 근대화산업시설 세계유산 등록과 관련 '조선인 강제 노역'이라는 명시를 삽입키로 최종합의했다. /사진=뉴스1 |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 '조선인 강제 노역'이 있었던 곳이라고 당국 인사가 인정한 지 하루만에 전면부정하는 모습을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외무상은 세계유산위원회의 등재 결정 직후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사토 구니 대사의 언급에 대해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강제 노동' 표현에 대한 부분을 부정했다.
앞서 사토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는 5일 독일 본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영어로 "Japan is prepared to take measures that allow an understanding that there were a large number of Koreans and others who were brought against their will and forced to work under harsh conditions in the 1940s at some of the sites, and that, during World War II, the Government of Japan also implemented its policy of requisition"이라고 언급했다.
사토 대사의 언급과 관련 정부는 비공식 번역문을 통해 "일본은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서 강제로 노역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도 징용 정책을 시행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외교부 관계자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인들이 자기 의사에 반해 노역하였다는 것을 일본 정부가 사실상 국제기구에서 언급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의 외무상이라는 고위 관료가 '강제 노동'을 인정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를 다시 부인한 것이다.
또 일부 일본 언론이 일본 정부의 가번역본이라고 공개한 것을 보면 '강제노역'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forced to work'라는 부분에 대해 '일하게 됐다'로 해석해 강제성이라는 표현의 수위를 반감시키는 물타기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는 외교부 당국자가 일본 당국이 '강제노역'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고 이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것도 큰 진전이라면서 고무된 것과는 배치되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세계유산 등재 결정 직후 윤병세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 '선순환적 관계 발전 도모' 등의 표현을 써가며 향후 한일 간 훈풍에 대한 기대감은 오히려 악화일로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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