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해외 국회의장단 접견 정의화 제외…배경 논란

[the300]국회법 거부권 정국에 영향 받았나

2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중견 5개국 협의체 '믹타'(MIKTA) 국회의장회의 개회식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5.7.2/뉴스1

정의화 국회의장이 우리나라와 호주, 인도네시아 등 중견 5개국 협의체 국회의장단의 2일 청와대 예방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그 배경이 논란이다. 청와대나 국회의장 측은 관례나 결정 과정 등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국회법 거부권 정국이 영향을 줬을 거란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믹타(MIKTA)는 지난 2013년 우리나라가 주도해 만든 중견국 협의체로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코리아) 터키 호주 등 5개국이 회원국이다. 정 의장은 방한한 회원국 의장단과 함께 이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종 확정된 일정은 정 의장을 제외한 해외 의장들만 대통령을 예방하고, 형식도 오찬에서 접견으로 달라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초 오찬은 확정된 일정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민 대변인은 "대통령의 다른 일정 때문에 1시간이 넘는 오찬을 소화할 수 없어서 일정 자체가 빠졌다"며 "그런데 협의 과정에서 접견하는 자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서 접견으로 대체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두 국회대변인도 1일 MIKTA 의장단 상견례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방문국 의장들만 가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 국회의장들이 방한해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 주재국 의장인 정 의장이 빠진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국이 MIKTA 간사국으로 국내에서 행사를 주최하는 것은 물론, 정 의장이 이 회의를 주도해 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이 함께하는 오찬에 난색을 보였고 정 의장을 사실상 제외한 방한 의장단만 접견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꾼 것 아니냐고 본다. 실제로 거부권 정국에 청와대와 국회의장 측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단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애초 국회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에 위헌 소지가 불거지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떠오르자 정 의장은 우려를 해소하겠다며 여야를 중재했다. 법안 문구를 바꾸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여야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렇게 자구를 고친 법안을 정부로 이송했음에도 박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재의를 국회에 요구했다.

정 의장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직후부터 법안을 재의결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검토 끝에 오는 6일 본회의에 이 안건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MIKTA 의장단의 청와대 예방 일정은 바로 이 와중에 조정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 의장측은 이와 관련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한편 MIKTA 의장회의는 이날 대통령 접견 외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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