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뒤에 "저 미성년자거든요"…호프집 닫은 부부

[the300][이주의 법안]서영교 "청소년 강압에 술 판매한 선량 업주 구제해야"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서영교 의원실 제공
#1.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대형 호프집에 어느날 경찰이 들이닥쳤다. 청소년에게 주류를 팔았다고 신고가 들어온 것. 평소 워낙 주민등록증 검사를 꼼꼼히 해왔기에 업주 A씨는 떳떳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알고보니 대학생 손님 11명 일행 중 미성년자가 한 명 섞여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이 신분증 검사를 할 때 미성년자가 마침 잠시 화장실을 다녀와 실수로 검사에서 제외된 것.

검찰은 업주  A씨의 사정을 고려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A씨는 구청장에게도 선처를 호소했지만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현행법상 청소년보호법 무혐의 처분이 나더라도 행정처분은 별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2개월 동안 가게 문을 닫고 검찰과 구청을 왔다갔다 하는 동안 동네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가게는 급격히 기울었고 A씨는 동업자 2명과 불신이 쌓였다. 여느 자영업자와 마찬가지로 월세와 권리금, 인건비에 허덕이며 가게를 운영하던 이들은 결국 호프집 문을 닫았다.

#2. 한 부부가 운영하는 영세 호프집. 어느날 남편 대신 잠깐 가게를 보던 부인은 외관상 성인으로 보이는 청년들을 무심결에 손님으로 받았다. 이들은 술을 다 마신 후 "저희 사실 미성년자거든요" 라고 협박하며 계산을 거부했다. 남편이 청소년들을 신고했지만 이들은 문제가 없고 술을 판 부부가 잘못이란 판결을 받았다. 판사는 벌금 50만원을 청구하고 구청은 과태료 150만원 처분을 내렸다. 영세업주인 이들도 가게 문을 닫았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같은 안타까운 사례를 수없이 나열했다. 의원이 되기 전과 후에 이런 민원을 전해듣고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고자 했던 서 의원은 현행법의 모순을 바꾸는 것밖엔 해결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법 개정에 나섰다.

서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은 이 같이 신분증을 위조·변조·도용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청소년들이 자신의 나이를 속여 청소년들에게 술·담배 등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한 경우 과징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량한 판매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서 의원이 함께 발의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은 이 같은 사정이 인정될 경우 행정처분과 과태료를 면케 해주는 내용이다. 현행법상 청소년보호법 무혐의 처분이 나더라도 행정처분을 받는 모순까지 해소하려 한 것이다.

서 의원은 "청소년들에게 상습적으로 술이나 담배를 파는 나쁜 업주들을 잡으려 만든 법이 엉뚱한 선량한 사람들을 형사처벌하고 행정처분해 경제위기와 가정분란에 빠뜨리고 범죄자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지역구가 있는 의원들은 이런 사례를 수없이 접하면서 업주 대부분이 청소년들에게 술 팔아서 돈 벌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목격하지만 억울함을 풀어줄 법체계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엔 돈벌이 삼아 청소년들에게 상습적으로 술을 파는 악의적인 업주들이 많았기에 이 같은 청소년 보호법이 필요했지만, 최근엔 오히려 이를 악용하는 청소년들이나 악의적 의도를 가진 경쟁 업주들에 의해 피해를 입는 선량한 골목상권 영세상인들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영세상인들에게 영업정지 2개월은 폐업통지서나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2년 전 이 같은 피해를 입은 업주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해주는 내용의 청소년법·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법무부는 "형법상 작량감경을 통해 정상참작이 가능하므로 법률에 형의 감경사유를 적시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법안을 반대했다.

최근에 다시 발의한 개정안은 법무부 의견을 반영해 '형의 감경 또는 면제'를 '과징금의 감경 또는 면제'로 바꾼 것이다. 실제 경찰청과 검찰 등엔 서 의원이 제기한 사례를 최대한 고려해 선량한 피해 업주가 생기지 않도록 사건처리를 하라는 공문이 전달되는 등 형의 감경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회엔 청소년유해업소에 출입해 주류를 구입한 청소년을 함께 처벌하는 법안도 계류돼 있다.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해당 청소년에게 학교봉사나 사회봉사를 하도록 하거나 과태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서 의원은 "양벌제 법안은 18대 이전부터 계속 발의됐지만 '청소년 보호법'이라는 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않았다"며 "궁극적으로는 현행법을 악용해 나이를 속이거나 업주를 강박하는 청소년도 처벌해야겠지만, 이부분은 논란이 있기에 우선 선의의 피해를 입는 업주, 서민들을 시급히 구제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법안이 발의된 후 한국외식업중앙회와 담배소매인협회 등에서 서 의원 측에 감사편지를 보내왔을 정도로 자영업계의 관심이 지대하다. 이 법안이 통과돼 취지대로 '선량한 식품접객업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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