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청소년 '위조신분증' 속아 술 판 선량업주 구제법

[the300]서영교 새정치연합 의원, '청소년보호법·식품위생법 개정안' 대표발의

지난 5월13일 오후 서울 강북구 송천동 성암여자중학교에서 열린 '학교주변 유해업소 근절 범구민 발대식'을 마친 참가자들이 학교인근 도로를 돌며 가두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2013년 9월12일 새벽 4시, 청주의 한 음식점에 경찰이 출동했다. A군(18) 등 청소년 4명이 술을 마신다는 신고를 받은 것. 업주와 종업원은 신분증을 확인했다며 당당히 항변했다.

그러나 알고보니 A군이 보여준 신분증은 본인 것이 아니었다. 경찰은 신분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혐의(청소년법 위반)로 식당 종업원을 불구속 입건했다. 식당 업주는 종업원의 혐의가 인정되는 즉시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과 식품위생법 개정안은 이 같이 억울한 피해를 입는 영세상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에게 주류나 담배 등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고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현재는 청소년이 이를 악용해 신분증을 위조·변조하는 방법으로 나이를 속이고 청소년유해약물을 구매하거나 청소년 출입 금지업소에 출입해도 영업자만 처벌받는다. 청소년이 위반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발하거나 나이를 속이더라도 친권자에게 통보하거나 선도·보호조치가 필요한 경우 학교에 통보하는 선에서 처벌이 그친다.

이에 따라 청소년들이 강압적으로 업소에 출입하고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무전취식하는 일들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개정안은 청소년의 강박 및 신분증 위조·변조·도용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인해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한 경우 과징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량한 판매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발의된 식품위생법 개정안은 이 같이 적극적인 방법이나 강박으로 청소년 출입 금지업소에 출입한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한 경우엔 이를 고려해 행정처분 또는 과태료 부과를 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이 같은 고려 없이 무조건 청소년이 청소년유해업소에 출입한 것이 발각되면 업주는 영업정지 1개월을 처분받는다. 청소년에게 속아 주류를 제공한 경우에도 영업정지 2개월을 받는다.

현장에서는 이처럼 신분증을 위·변조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속임수를 쓴 청소년에게 속아 술이나 담배를 판 뒤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는 영세상인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유를 불문하고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한 업주는 처벌 후 행정처분하고 미성년자들은 훈방조치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는 '미성년자 공짜 술 먹기 요령', '미성년자 담배사는 요령' 등의 사이트가 활개를 치고 있다. 주민등록증의 '생년' 부분을 고치는 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다.

2013년 청소년에게 술, 담배를 팔거나 유해업소에 출입시키다 적발된 사람은 1만명이 넘습니다. 이에 업주들은 신상정보 유출 위험이 있는 '신분증 감별기'까지 갖추고 피해에 대비하는 등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서 의원은 "미성년자인줄 알면서도 술과 담배를 판매하는 업주들은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는 등 작심하고 속이는 경우에도 음식점주를 처벌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정지 2개월은 사실상 폐업통지서나 다름이 없는 것"이라며 "양심적이고 선량한 상인들마저 억울한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방지하고자 개정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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