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내우외환 점입가경…내분 '증폭', 대여공세 '주춤'

[the300]4.29 패배-5.8참사 여파…김한길, 文 공개비판…국회 현안 뒷전될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15.5.11/뉴스1

4.29 재보선 패배 후폭풍을 맞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계파갈등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내우외환이 장기화 조짐이다. 선거 책임론을 둘러싼 내부갈등 수습이 쉽지 않고 대여 협상 등 외부 이슈에도 제대로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다.

11일 최고위원회의는 참석자도, 공개회의 시간도 평소보다 줄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지난 8일 최고회의에서 충돌한 주승용·정청래 두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외 공개발언은 8일 최고회의 와중에 노래를 불러 비판받은 유승희 최고위원의 짧은 사과 한 마디뿐이었다. 주·정·유 세 최고위원은 10일 심야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지난 8일 최고회의는 당내에서 '5.8 참사'란 말을 들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장면이다. 있는 갈등도 풀어내야 할 최고 의사결정기구 최고위원회의가 도리어 계파간, 의원간 갈등을 노출하고 증폭시키는 무대가 됐다.

지도부가 곤혹스러운 건 내부 갈등만 해도 최소한 두 가지 난제가 겹쳐 있기 때문. 하나는 8일 "사퇴 공갈"(정청래)-"치욕적이다"(주승용)를 주고받은 두 최고위원의 당무 복귀다. 그러나 더 큰 갈등이 배경에 깔려 있다. 문 대표의 4.29 재보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문 대표 측과, 주 최고위원이 상징하는 비노와 호남이 대립하는 양상이다. 정 최고위원이 확실한 친노 또는 친문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주 최고위원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이는 결국 친노-비노간 대립의 하나다.

비노 진영은 문 대표가 책임지는 방식을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지도부 총사퇴론도 가시지 않는다. 문 대표는 이날 정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에 경고하는 성격의 유감 표명은 했지만 주 최고위원에 대해선 복귀를 요구했을 뿐이다.

당이 이처럼 내분에 발목이 잡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면 당장 새누리당과 국회 현안 협상에 집중하기 어렵다. 공무원연금개혁에 청와대·여당과 야당이 맞선 가운데 당력을 끌어모아야 하지만 '급한 불'은 계파갈등이다. 심각한 내홍은 이종걸 원내대표 취임 초 새 원내지도부의 체제 정비에도 악재다.

각종 현안에 뚜렷한 목표를 정하기도, 이를 실행할 전략이나 힘을 얻기도 쉽지않다. 재보선 패배로 대여협상 동력도 상당부분 상실했기 때문이다. 야당이 결사반대했던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는 재보선 패배 후 여당의 단독표결로 가결됐다. 성완종리스트,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등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당 '친박게이트' 대책위가 특검 도입을 요구했지만 이들의 목소리에 좀처럼 힘이 실리지 않는다. 

문 대표가 취임 3개월만에 맞은 최초이자 최대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본인의 정치 진로는 물론 당의 총선대선 준비마저 휘청거릴 가능성이 크다. 이유야 어쨌든 당을 이끄는 문 대표의 리더십 문제로 논란이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지도부는 정 최고위원이 주 최고위원에게 어떻게든 사과해야 갈등의 실타래를 풀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날 오후 주 최고위원 지역구인 전남 여수로 찾아간 정 최고위원은 그를 만나지는 못하고 전화통화로 사과했다.

그러나 주 최고위원의 복귀라는 가시적 수습결과는 기대하기 이르다. 정 최고위원이 "사의는 받아들이겠네"라는 주 최고위원 통화내용을 소개한 것과 주 최고위원이 별도의 입장자료에서 "사과표명과 사퇴철회는 별개"라고 말한 것엔 온도차가 확연하다.

주 최고위원 개인의 결단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그는 당대표를 지낸 김한길 의원과 가깝고, 김 의원은 비노계 구심점 중 하나다. 문 대표도 지난 7일 김 의원을 만나 당 상황을 설명하고 수습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표가) '앞으로 이렇게 변하겠다, 이런 부분을 도와달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그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의견을 구했을 뿐"이라며 "문 대표는 오로지 친노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야권 대표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지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 측은 다만 문 대표에 대한 사퇴요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공식 의사결정 체계를 뛰어넘는 이른바 비선이 있다는 논란을 해결할 문 대표의 선언이 필요하단 의견도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문 대표가 인사에선 비노(위주)로 잘 했는데 낮에 만나는 사람과 밤에 만나는 사람(비공식 라인)이 다른 데서 비극이 출발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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