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지휘관 '맘대로 영창' 막아라

[the300]진성준 의원, 군인사법 개정안 발의

편집자주국회에서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법안들이 발의됩니다. 문구만 바꾼 법안이 있는가하면, '김영란법'처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도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법안 발의과정에서부터 관찰과 분석을 하기로 했습니다.사단법인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와 함께 매주 1건씩, 가장 주목해야 할 '이주의 법안'을 선정, 분석합니다. 더300 기자들과 여야 동수의 전, 현직 보좌관들로 구성된 더모아 법안심사팀이 선보일 '이주의 법안' 코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경기도 용인 육군 제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 재판정. /사진=뉴스1
영창처분은 징계의 목적으로 군인의 신체를 구속하는 강력한 구금조치다. 헌법에 따르면 법관이 발부한 적법한 영장이 없이는 개인의 신체적 자유를 제약할 수 없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지휘권 확보'라는 명목 하에 법적 구속절차 없이 지휘관의 명령만으로 영창집행이 이뤄진다.


영창처분의 적법성 문제에 대한 보완으로 2006년 인권보호 담당 군법무관과 항고제도 등을 도입했지만 징계위원의 법률적 소양이 부족하고 군법무관이 부대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독립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지적돼왔다.


또 현행법상 영창집행이 시작된 이후에 영창처분의 원인이었던 사실이 무혐의로 밝혀져도 명예회복이나 피해구제를 할 수 없었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이러한 영창제도의 문제를 개선하는 취지다.


개정안은 크게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영장주의를 도입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군법무관의 독립성을 확보해 영창집행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무혐의자를 구제하는 게 골자다.


먼저 영창처분이 실질적으로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점을 감안해 군 판사가 영창집행명령서 발부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또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소속을 각군 참모총장 직속으로 하거나 현재 수준보다 상위급 부대·기관으로 상향해 영창처분의 적법성 심사 업무를 중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무혐의로 밝혀진 경우엔 복무기간에 추가된 영창집행일수를 원래대로 단축하고 잘못된 영창집행에 대한 피해보상을 위해 복무기간 단축 혜택을 부여한다. 또 복무확인서와 병적증명서에 영창 무혐의를 명시해 향후 취업 등에 불리함이 없도록 한다.


국방부가 2013년 10월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육해공군 예하 부대의 영창 징계자는 1만5660명으로 3년 전에 비해 32.4% 증가했다. 징계처분을 받아 군내 구치소에 입소하는 병사는 2009년 1만1830명, 2010년 1만2779명, 2011년 1만462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국방부는 영창징계는 폭행이나 가혹행위, 언어폭력, 지시 불이행, 근무 태만 발생시 병사들을 징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병사들을 통제하고 지휘권을 확립하기 위해 필수적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인권·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현행 영창제도의 위헌성이 계속 지적돼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자의적 영장처분을 막기 위해 징계양정규정을 마련하고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독립성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해 "영창제를 폐지할 수 없다면 보완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해외에서는 구금에 해당하는 군내 징계에 대해서는 요건과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영창처분이 '군 징계법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고 항고도 가능하다. 프랑스에서는 비위사실이 중대하고 형법에 위반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처분한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조현욱 이사는 "'군'이라는 특수관계로 인한 지휘권과 안보적 특수성으로 인해 군인에 대한 인권은 사각지대로 남겨져 왔다"며 "최근 병영문화와 군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적, 입법적 보완들이 이뤄지는 가운데 신체적 자유보장과 영장주의 위배를 간과한다면 기본을 놓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늦게나마 이 법이 개정되는 것은 의의가 있으며, 보다 실질적인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징계절차의 명확성, 양정기준 확립, 징계위원들의 법적 자격 강화 등 개선도 잇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성준 의원은 군도 전근대적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의원은 "군 장병들의 인신을 구금하는 문제는 어느 것보다도 신중하게 결정돼야 하며 근대 민주주의 사법체계가 요구하는 절차대로 진행되는 것이 맞다"며 "안보의 특수성을 이유로 예외를 두는 것은 군의 특권적 지위에서 오는 관성화된 사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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