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청문회' 공전…국회의장 자동부의 카드 부상?

[the300] 기한 연장 vs 경과보고서 채택…원내지도부 합의 가능성도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15.4.7/사진=뉴스1

7일 자정까지 이어진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산회된 가운데 청문회가 공전하고 있다. 이날로 대법관 공석 50일째다.

야당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박 후보자의 축소·은폐 가담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인사청문회 계획 변경의 건을 의결, 인사청문회를 연장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일단 인사청문회 계획서상으로는 하루 잡힌 청문회가 끝난 만큼 청문회가 종료됐다고 보는 것.

여야 청문위원 수가 7 대 6 이어서 여당이 입장을 변경하지 않는 한 야당이 의결을 통해 청문회 연장을 할 가능성은 낮다. 반면 이종걸 위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만큼 야당의 동의 없이는 인사청문회 계획서 자체가 상정이 힘든 상황이다.

야당 청문위원들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은 후보자의 축소·은폐 의혹을 철저히 검증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청문기간 연장을 통한 추가 청문회 개최에 동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청문계획서 채택 후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법무부가 5600페이지에 가까운 자료 중 일부를 청문회 하루 전에야 제한적으로 열람만 가능하다고 통보하는 등 청문회를 방해하고 국회의 인사검증권한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1·2차 수사자료만으로 당시의 축소·은폐 의혹을 충분히 규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3차 수사기록 제출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여론에 떠밀려 시작된 3차수사의 기록은 1·2차 수사의 부실 이유를 규명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며 "후보자의 은폐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반드시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박 후보자와 함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수사검사였던 안상수 창원시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시 서울지검 형사2부 고등검찰관으로 일했던 김동섭 변호사. 2015.4.7/사진=뉴스1

야당 간사인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제는 그냥 청문회 기한 연장이 아니라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얘기했듯 자료제출을 하고 청문회를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3일 기한을 준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국회 동의 절차를 받기 위해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하는데 물리적·형식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에 여당 간사와 접촉했다"며 "자료제출이 충실히 돼야 하고 이를 위해 청문회 기간을 연장하자고 했지만 여당 간사는 응할 수 없다고 하고 저희들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얘기해서 협의가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은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전제로 기한 연장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날 밝혔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인사청문 특위는 최대 3일까지 청문회를 할 수 있다. 국회 의사과에 따르면 3일이 반드시 연속적일 필요는 없다.

특위는 임명동의안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날부터 3일 이내에 심사경과보고서 또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만약 정당한 이유 없이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치지 않으면 의장은 이를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부의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의장실 관계자는 "절차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존중돼야 한다"며 "(청문회를 했으면) 경과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이 절차 민주주의에 맞다는 것이 의장의 생각" 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부의 가능성은 적고 최대한 여야 합의를 존중해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 의원도 이같은 의장의 사실상 '직권상정' 가능성에 대해 "그건 국회 청문회 제도, 나아가 대법관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받게 한 취지에 전혀 맞지 않아서 저희들은 아예 상상조차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끝까지 노력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국회의장에게 (경과보고서를 본회의에) 자동부의할 수 있도록 부탁하겠다"고 밝혔다.

특위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못한 만큼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연장 혹은 본회의 부의 가능성은 원내지도부 선에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부적격 의견이 해소되지 않았다. 청문회 연장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말한 만큼 대법관 공백 사태가 길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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