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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7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광희동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의료민영화 중단 촉구 2차 총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민영화 정책 중단, 의료민영화방지법 제정,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가짜 정상화 대책 폐기, 진주의료원 재개원 등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26일까지 5일간 총파업에 돌입했다./사진=뉴스1 |
'의료민영화' 논란을 낳으며 2년 넘게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발전기본법) 제정안에 대해 야당 지도부가 '보건의료' 부문을 적용 대상에서 완전히 빼는 것을 법안에 명시할 경우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회 처리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론으로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공언하던 데서 한 발 물러선 셈이지만 오히려 여당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여야 간 완전 합의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비서실장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김현미 의원은
26일 "서비스발전기본법에서 '보건의료'분야를 완전히 뺀다고 명시할 경우 양보가 가능하다는 데 당내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여야 원내지도부는 2월 임시국회 현안을 조율하기 위한 회동에서 서비스발전기본법에서 '의료'부문을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서비스(발전기본)법은 우리가 의료만 빼면 양보하겠다고 했다"며 "의료보험의 근간과 체계를 망가뜨리고 일반 서민들과 동네병원들이 고사되는 상태에서 서비스법에서 의료만 제외하자는 것이니 저쪽(여당)에서도 받을 만도 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도 "야당은 의료가 들어가면 반대입장"이라며 "법안 본문에 대상이 되는 서비스 종류는 대통령령에 위임하되 '의료'를 뺀다고 규정하면 받아줄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박근혜정부가 꼽은 대표적인 '경제활성화법' 가운데 하나로 그동안 정부·여당은 조속한 처리를 요구해왔다. 반면 야당은 해당 법안이 '의료영리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논의 자체를 거부해왔다.
서비스발전기본법은 '특별법'으로서 의료법, 교육법 등 다른 법들과 상충할 경우 다른 법에 우선한다는 점에서 제정시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
서비스산발전법은 서비스산업의 종류를 법률에 직접 나열하지 않고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 동의가 필요없는 시행령을 통해 '보건의료'분야가 적용대상에 포함될 경우 의료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의료관광, 원격의료 등이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 야당과 시민단체의 우려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지난해말부터 기존 서비스산업발전법의 조문을 일부 수정, 의료영리화 논란을 최대한 불식시킬 수 있는 방향의 수정안을 야당에 제시했다. '의료 공공성'을 담고 있는 의료법 일부 조항과 서비스발전기본법이 충돌할 경우 의료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을 법 조항에 구체적으로 명시한다는 것이다.
야당은 "의료 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공공성 침해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법률상 서비스산업의 정의에 '보건의료를 제외한'이라는 내용을 포함시켜 적용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한다면 처리가 가능하다는 다소 완화된 입장으로 선회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이자 경제재정소위 위원장인 윤호중 새정치연합 의원은 "서비스산업의 공공성을 침해하고, 영리·민영화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며 "분야가 됐든 다른 방법이 됐든 법에 명시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의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정부는 의료 부문을 빼더라도 법안 통과가 우선이라는 쪽으로 기운 반면 여당 일각에서는 의료 부문이 빠지면 서비스활성화법으로서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 수석부대표는 지난 25일 "정부 의견은 그것(의료 부문)만 빠지면 경제활성화 효과는 기대보다 못 미친다는 건 확실한 것 같다"며 "다만 그렇게 조율하는 조건으로 다른 경제활성화법이 통과되면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당) 내부의 의견은 조금 엇갈리는 것 같다"며 "의료관광 같은 산업이 굉장히 중요한데 (의료가) 빠지면 이 법이 경제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의견도 있고 다른 경제활성화법이 많이 처리될 수 있다면 불완전하지만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이 서비스발전기본법에서 한발 양보한 것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아문법)을 2월 임시국회 중 처리하기 위함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문법은 지난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합의됐으나 새누리당 지도부가 "아문법은 광주법"이라며 제동을 걸어 전체회의 상정을 무산시켰고 최근 정부의 반대가 더해지면서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새로 선출된 문재인 대표는 아문법을 당의 최우선 입법과제 가운데 하나로 놓고 강력히 추진 중이다. 2.8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갈등을 추스리고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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