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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비판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증세론' '복지구조조정론' 등 여권 내부의 논의 과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이라며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뜻을 분명히 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대표와의 정면 대결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우리 경제에 있어 경제 활성화와 공공개혁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이것이 우선돼야 하는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며 17여 분에 달하는 모두발언의 상당 부분을 증세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데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저성장 추세의 장기화에 따른 세입 기반 위축, 전 정부의 세입 과다 계상에 따른 세입 결손 발생 등으로 취임 당시 어려웠던 나라 곳간 사정을 설명했다. 특히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복지)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최저한세 인상, 고용창출 세액공제 축소 등 대기업 위주로 비과세 감면-정비를 추진했고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루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등 지하경제의 양성화도 총력을 기울여왔다"며 여야의 '꼼수 서민증세' 비판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세금을 거둬도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기업이 투자의지가 없고, 국민들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그렇게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뭐가 되는 것 같아도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이 반짝하다 마는 그런 위험을 우리는 생각 안 할 수 없다"라고 증세의 부작용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경제 활성화가 되면 세수가 자연히 더 많이 걷히게 되는데,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모두가 최선을 다했느냐"고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고 있는 야당을 겨냥했다. 청년 일자리와 내수확충을 위한 서비스산업 활성화 법안이 국회를 계류 중이고, 공무원연금 적자, 재정사업 누수, 지하경제 양성화 등 각종 개혁 작업 추진을 통한 세원확보 노력을 다하지 않으면서 증세만을 언급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는 거다. 청년 실업 문제를 두고는 "잠이오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경제도 살리고 복지도 더 잘해보자는 심오한 뜻이 거기에 담겨있는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거듭 여야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어제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가 선출되면서 국회 여야의 새 지도부 구성이 마무리 됐다"며 "앞으로 국회와 정부가 힘을 모아서 국민을 위하고 국민의 삶이 나아지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경제 활성화를 전제로 한 증세·복지 구조조정 논쟁 해법도 제시했다. 나아가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런 논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이에 대해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활성화와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구조조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 그래도 안되면 마지막 수단으로 증세를 하겠으니, 국회가 국민적 동의를 얻어달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결국 '증세 없는 복지' 기조 유지를 고수하면서 증세 여부는 국회에 떠넘기는 모양새를 취해 이를 둘러싼 당청 및 야당 간 대립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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