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해법 "증세없는 복지 한계" vs "슈퍼성역 없애야"

[the300] '연말정산 파동, 문제와 해법' 토론회

연말정산 파동 이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9일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박원석 정의당 의원 주최로 개최된 '연말정산 파동, 문제와 해법은 토론회에선 박 의원과 함께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모두 참석해 연말정산 후속 대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의 전환이라는 세법개정의 취지가 큰 틀에선 합리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이후 발생한 세부적인 논란, 정부의 대응, 세법개정안 통과 책임 문제 등에 대해선 여전히 시각차를 보였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책위의장실에서 연말정산 환급액 축소 논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나성린 "3월 이후 보완책 마련…朴정부 '증세없는 복지'는 한계 다다라"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3월 연말정산 결과가 모두 나온 뒤 일부 수정안을 검토하겠다며 기존의 당정협의안을 고수했다. 

나 의원은 "전체적 방향은 옳았지만 디테일에 있어 간과한 점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해선 저희 당이 사과한다"며 "일단 중산층에서 세부담 늘어난 부분에 대해 문제점이 파악됐으니 조정하겠단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말에 정확한 그림이 나오면 공제수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조정함에도 불구하고 세부담이 늘어나면 분납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제기한 '법인세 정상화'에 대해선 "부자증세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완강히 반대했다. 나 의원은 "법인세는 중소기업·대기업 다같이 낮춰준 것이고 재산세율 상향조정, 비과세감면축소는 대기업 중심으로 해왔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또 "탈세 줄이고 비과세 감면 축소하자는 것이 박근혜식 증세인데 저성장 기조에서 한계에 다다랐다"며 "복지 논의 하며 세금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국민대타협기구를 통해 논의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국회의원/ 사진=뉴스1

◇홍종학 "재벌·슈퍼부자 세금 성역화…조세소위 공개해야"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근 수백만명 국민들의 세금 늘리는 데는 거리낌없이, 큰 부담없이 밀어붙이면서 재벌·대기업의 세금은 조금도 건드리지 못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재벌과 슈퍼부자가 '성역화'됐고 여기서 모든 문제가 파생됐다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새누리당이 국민 무서워하지도 않고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 해오고 있다"며 "현재 문제되서 정부에서 개정하겠다는 안들이 당시 다 지적된 사항이였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세금이 충분히 공평한가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하고, 국민들의 혈세를 아껴써서 낭비도 없다는 것이 설득돼야 비로소 증세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발의한 △자영업자 의료비·교육비 공제법 △엔젤투자자 보호법 △고용창출법 등 서민·중산층 지원 법안과 △접대비 실명제법 △부동산 임대소득 투명화법 △과다사내유보금 방지법 등 재벌·슈퍼부자 지원 축소 법안이 통과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세 공평성 확대를 위해 세법 심의에 대한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며 △조세소위 전면 공개 △납세자 영향평가 제출 의무화 △세법 간소화 및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개혁방안으로 제시했다.

국회 예결위 및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정의당 의원/ 사진=뉴스1

◇ 박원석 "'세금폭탄론'으로 조세저항 생겨…공평과세·복지증세 필요"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소득공제의 역진성을 바로잡는 취지나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며 "정부가 '평균주의'에 빠져서 평균적인 세수효과만 가지고 설명하다보니 제대로 설명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반적인 조세체계에 대해 국민 불신이 누적돼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증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증세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선택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사실상 연말정산으로 혜택보는 사람까지도 세금폭탄론에 동조하고 있다"며 조세저항 기조가 퍼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박 의원은 최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을 포기한 점을 지적하며 "500만명의 저소득층이 혜택받는 제도가 날라갔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제는 공평과세와 복지증세를 논의해야 할 때"라며 "오히려 저부담·저복지에서 중부담·중복지, 그 이상으로 가기 위한 전진적 방향에서 대타협기구를 만드는 것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여야 조세소위 위원을 비롯해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이 참석했다. 당초 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도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청와대 업무보고로 발제문만 제출했다.
 
문창용 세제실장은 발제문을 통해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은 우리나라의 소득세제 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올해 처음 적용되다보니 국민들의 혼선이 야기된 것 같다"며 "3월에 나오는 연말정산 결과를 보고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신속히 보완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인세 인상 주장과 관련해선 "투자고용위축 등 경기회복 저해가능성, 국가 간 조세경쟁, 선진국들의 법인세율 운용상황 등을 고려할 때 법인세율 인상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기본공제 폐지, R&D 세액공제율 인하 등을 통해 비과세감면제도를 정비하고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해 대기업에 대한 과세를 이미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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