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하한액 조정 불발…상한액-하한액 역전?

[the300]정부 "끝까지 설득하겠다"…野 "상한액 우선 조정 후 내년 종합 논의"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정기국회에서 실업(구직)급여 하한액 조정(최저임금 90%→80%)이 불발되면서 실업급여 상한액과 하한액의 역전이 현실화될 위험에 처했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발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오는 15일부터 12월 임시국회가 시작되지만 이번 임시국회에선 해당 내용을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게 환노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가 실업급여 상·하한액 조정에 나선 것은 상한액이 고정된 데 반해 하한액은 매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변동돼 당장 내년부터 실업급여 하루 상한액(4만원)과 하한액(4만176원=5580원X8시간X0.9)이 역전될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업급여 상한액을 하루 4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90%에서 80%로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한액은 시행령에 규정돼 정부 재량대로 고칠 수 있는 반면 하한액은 법률 개정사항이다.

그러나 정부의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 시도는 야당의 반대로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각에선 현재 90일인 실업급여 단기 소정급여일수를 120일로 확대하는 대신 실업급여 하한액을 정부안대로 통과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부가 단기 소정급여일수 확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아닌 '검토해보겠다'는 수준의 입장을 고수해 합의는 불발됐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기국회 법안심사가 끝난 지난 9일까지도 야당 환노위원들을 일일이 찾아가 하한액 조정을 요청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실업급여 상한액만 상향 조정해 급한불을 끈 뒤 고용보험제도 시행 20년이 되는 내년에 고용보험제도 전반에 대한 대수술을 하자는 게 야당의 입장이다.

환노위 야당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상한액을 우선 조정하면 역전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며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이 안됐다고, 상한액 조정까지 않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그간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없인 상한액 조정도 불가하단 입장을 밝혔었다. 이에 따라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에 실패한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상한액을 상향조정하는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를 철회할지 주목된다. 정부가 입법예고를 철회하면 내년부터 상·하한액 역전은 현실이 된다. 이렇게 되면 실업급여 수급자는 구분없이 모두 하루 4만176원의 실업급여를 받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아직 올해 국회일정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법예고는 말 그대로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라면서 "입법예고 당시 상·하한액을 연동해서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했던 만큼 하한액 조정이 안 되면 상한액 조정 개정도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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