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관, 무용지물 만든 '정윤회 파문'

[the300]김종덕 문체부 장관 조직장악력에 생채기…공직 기강 잡아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를 경청하며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2014.12.5/사진=뉴스1




 지난 3일과 5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4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가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정윤회 파문'과 관련해 집중 포화를 맞았다. 유진룡 전 장관 때 있던 체육국장과 체육정책과장의 좌천성 인사가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정윤회씨의 개입에 의해 비롯됐다는 것이 공세의 요지였다.

해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김 장관은 "사실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반복했다. 자신의 취임 이전 벌어진 일인데다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실체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사안인 만큼 일견 이해가 가기도 했다. 하지만 김 장관을 더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문체부 공무원들이었다.

'비선실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종 문체부 제2차관과 우상일 체육국장은 '쪽지 파문'으로 자신들의 수장 앞에서 국회를 모독했다. 우 국장은 지난 5일 회의에서 여러 의혹으로 질타 받는 김 2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야"라는 쪽지를 건넸고 이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우 국장은 이후 "여야의 고성이 오가길래 차관이 많이 말씀하면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 윗사람 모시는 마음에서 한 것"이라고 빗나간 충정을 고백했다. 이로 인해 김 장관은 "담당 국장의 적절하지 못한 처신과 언행에 공식 사과드린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해명과 2차관을 향한 우 국장의 빗나간 충정은 결과적으로 김 장관의 조직 장악력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다. 김 2차관은 이재만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의 친분으로 정윤회 파문의 연결고리이자 문체부 인사를 쥐락펴락하는 실세로 지목되고 있다. 

김 장관은 "인사권은 장관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인사 조치를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언급한 유 전 장관에 대해 "정 잘못된 일이었으면 따르지 말았어야 할 일"이라며 "물러나서 말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적극적인 반박에도 그의 조직 장악력을 의심케 하는 사례는 또 나왔다. '십상시' 논란을 최초 보도한 세계일보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한다는 언론사상 초유의 일을 소관 부처 장관이 한나절 이상 전혀 알지 못한 것이다. 문제를 제기한 배재정 새정치연합 의원이 "문체부는 어떻게 장관을 보좌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당초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해 취임 후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이제 기대치를 낮춰야 할지도 모르겠다. 장관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정부에서 어떤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관련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