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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우상일 체육국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희범 제1차관, 우상일 체육국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14.12.5/사진=뉴스1

여야가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청와대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비선실세 의혹으로 시작된 '정윤회 파문'이 정윤회씨의 딸과 관련된 승마대회와 대한승마협회의 감사 문제로, 다시 문체부 인사조치로까지 의혹이 번졌고, 소관 부처인 문체부가 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며 의혹은 일파만파 커져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는 '의혹일 뿐'이라며 방어 전선을 펼친 여당과 한 일간지가 보도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청와대 개입' 인정 발언을 앞장세운 야당이 맹공을 퍼부으며 대립했다.

◇野, 풀리지 않는 '정윤회 파문' 파상공세…"청문회 열자"

이날도 포문은 야당이 열었다. 야당은 이틀 전 열린 전체회의에서 같은 날 한 일간지가 청와대가 정윤회씨를 위해 승마협회 감사와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다고 의혹 보도한 것을 토대로 1차 공세를 퍼부은 후 남은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이날 회의를 벼르고 있었다.

지난 4월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윤회씨의 승마협회 개입 의혹을 처음 제기한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김종 문체부 제2) 차관은 당시 (자신의) 대정부질문 이후 왜 기자회견을 2번하고, 보도자료를 내며 (승마협회 문제를) 해명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정윤회씨의 딸과 관련된 개인적인 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 해명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비선개입 의혹이 입증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 의원은 또 이날 유 전 장관이 김 2차관을 이재만 청와대 비서관의 인사 창구라고 평가한 것과 관련, "유 장관이 그동안 논란됐던 것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특히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의 사퇴와 관련 김 2차관의 개입 의혹을 질의했고, 김 2차관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야당은 김종덕 문체부 장관에 대해서도 집중 압박에 나섰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유 전 장관은 김 장관이 이틀 전 부인했던 사실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틀 전 회의에서 청와대 인사 개입 의혹과 관련, "인사권은 장관에 있다"며 의혹을 일축한 바있다.

유 의원은 또 논란이 일고 있는 노모 전 문체부 체육과장과 진모 전 체육정책실장에 대한 좌천성 인사와 관련해 김 장관이 "전임장관의 일"이라고 답변한 것을 문제 삼았다. 유 의원은 "과거에 비리가 있어도 못 밝힌다는 식의 (김 장관) 답변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청문회를 열 것을 설훈 교문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김 장관의 답변이 충실하지 않아 의혹이 더 증폭되고 있다"며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통해서 (내용이) 밝혀야지 장관이 일해나가는 데에도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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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를 경청하며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2014.12.5/사진=뉴스1

집중 공세를 퍼부은 야당과 달리 여당은 의혹의 사실 여부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공세를 차단했다. 여당은 또 문체부와 함께 인사 조치가 정식적인 라인으로 보고됐고, 이에 박 대통령이 직접 유 전 장관에게 인사조치를 지시한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 전략을 취했다.

김 장관은 두 전임 국·과장의 경질 조치를 둔 야당의 맹공에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일환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태권도 편파 판정에 의한 자살 사건 등 체육계 전반에 대한 적폐 척결에 대통령의 관심이 컸는데 실무진에서 이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 박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국·과장의 인사 조치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도 비슷한 논리를 폈다.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은 "체육계에 대한 비리 작업들이 진척되고 있는데 문체부가 전문성과 배려 없이 해서 무리수가 나온 것 같다"며 "체육계 비리 척결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윤재옥 의원도 "대통령이 국과장에 대해 장관에게 말하는 것은 드물지만 체육계 전반에 대한 비리 척결이 제대로 되지 않은 취지로 본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 "인사외압설이 나오지만 부처 인사에 대해 청와대는 검증할 수 있다"며 "이를 외압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여당 교문위 간사인 신성범 의원은 '비선라인'에서 시작된 인사조치라는 의혹에 선을 그었다. 신 의원은 "야당은 비선실세의 말을 듣고 일어난 일이라고 단정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을 통해 보고 받았을 수 있다"며 "또 그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가능성은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7월 23일 국무회의에서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이 체육단체 운영 비리와 개선 방안에 대해 보고했다"며 "하지만 당시 보고서 내용이 부실했고, 이후 대통령이 민정수석실로부터 담당 간부 공무원들의 소극적이고 안일한 대처에 따른 결과라고 보고 받으셨다"고 밝힌 것과 관련, "공식라인으로 보고 받은 것이 밝혀졌다"고 비선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정진후 의원은 "(청와대가 부실하다는 보고서) 6쪽짜리에는 승마협회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다른 조사결과보고서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풀리지 않는 의혹을 거듭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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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자리에 우상일 체육국장이 건넨 메모가 놓여있다. 2014.12.5/사진=뉴스1

이날 회의에서는 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의 '쪽지' 논란도 파문을 일으켰다. 우 국장이 김종 2차관에게 정윤회씨의 승마협회 인사개입논란과 관련,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야"한다는 메모를 전달한 것이 언론 취재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설훈 교문위원장은 이를 두고 "여야 싸움으로 붙여 나가라는게 공직자로서 할 얘기인가"라며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강력 질타했다. 김 장관은 이에 "제가 책임자로서 사과드린다. 반드시 주의를 주고 이런 일이 재발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피해자를 위한 구제 특별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 또 '사학문제'와 관련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한 김문기 상지대 총장에 대한 형사고발이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