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자동폐기 못하게" 정의화 의장 추진

[the300]월화 상임위-수목 본회의 등 10개항 국회운영 개혁안

정의화 국회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4.11.19/뉴스1

그동안 국회 보고 후 72시간 내 상정·처리되지 않으면 자동폐기됐던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을 기한 이후에도 처리할 수 있도록 국회법 개정이 추진된다. 기한 내 본회의를 열지 않아 체포동의안 표결을 무산시키는 이른바 '방탄국회' 관행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20일 의장자문기구인 국회개혁 자문위원회(위원장 최석원)의 활동 결과를 보고 받고 이를 포함한 국회운영제도 개선안을 여야에 제안했다. 회기중 월·화요일엔 상임위원회를, 수·목요일 본회의를 여는 요일예고제 운영으로 최근 급증한 법안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여야가 원칙적으로 이 같은 국회운영 개선 취지에 동감하면서 관련법 개정도 가능할 전망이다.

체포동의안 처리관련 조항은 국회 특권 내려놓기의 하나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은 국회 회기중 불체포특권을 지니지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면 사법처리를 받을 수 있다. 현행 국회법 26조 2항에 따르면 체포동의안 처리기한이 경과한 경우 표결을 할 수 없다. 동의안이 자동폐기되는 셈이다. 정 의장 개선안은 기한이 경과한 경우에도 국회의장이 기한 후 첫 회의에 상정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나머지 항은 대부분 국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내용이다. 연중 상시운영, 예측가능한 국회, 법안처리 생산성 향상이 주요 목표다.

우선 8월 16~31일까지 임시회 소집을 국회법에 명시하도록 제안했다. 그동안 여야가 합의하면 열어왔던 8월 임시회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현행 국회법상 회기는 크게 정기회·임시회로 나뉜다. 정기회는 9월 연다. 나머지 기간엔 여야 합의로 임시회를 열 수 있다. 2010년 이후 해마다 8월 임시회를 열어온 점도 감안했다.

급증하는 의안 발의에 대응, 국회가 쉬는 기간이던 3월과 5월에도 각 2주간 상임위원회를 열어 법안 등을 심사하도록 제했다. 토·일요일을 빼도 10일간 법안심사 기회가 열린다. 국회는 이를 통해 상임위‧본회의를 합쳐 연중 225일 이상의 활동기간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했다. 해마다 1·7월은 계절요인, 지역구 활동 등을 감안해 일단 개회시기에서 제외했지만 여야가 합의하면 임시회를 열 수도 있다

의사일정 요일제도 도입한다. 정 의장이 취임과 동시에 밝혔던 구상이기도 하다. 이에 따르면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상임위별 안건 상정이나 업무보고를 위한 전체회의가 열린다. 월요일 오전 정부 각 부처별 회의, 화요일 국무회의를 감안해 개의시간은 오후2시로 잡았다.

수·목요일 오후2시엔 본회의를 연다. 수요일엔 대정부질문을, 목요일에는 안건을 처리하도록 한다. 또 금요일 오전엔 상임위별 공청회·청문회가 열린다. 의정활동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세종시로 옮긴 정부부처와 국회간 업무교환도 효율화하겠다는 것이다.

비효율성이 줄곧 제기된 대정부질문도 고치자고 제안했다. 정기회에서는 지금처럼 며칠 연속으로 실시하되 임시회에서는 4개 의제별 매주 수요일마다 1개 의제만 다룬다. 의원 1명당 질의 시간을 현행 15분에서 12분으로 단축한다. 이렇게 되면 오전오후 내내 국회 본회의장을 지켜야 했던 국무위원들이 오전엔 다른 업무를 볼 수 있다.

상임위별 청문회(일반청문회)도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중요한 안건뿐 아니라 상임위 소관 현안의 조사를 위해서도 청문회를 열 수 있게 청문회의 개념을 보완한다는 것이다. 상임위 청문회는 기존 법에도 있지만 개최실적이 저조했다.

이밖에 △법률 취지를 초월하는 과잉행정입법(고시·시행령)을 통제하기 위해 국회가 '행정입법 시정요구권'을 갖도록 하고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린 사안에 대해 소관 상임위가 검토하고 관련법을 논의하며 △장기간 국회가 공전할 경우 '본회의 긴급 현안발언'을 통해 국회정상화를 촉진하는 방안도 담았다. 

상임위별 법안소위가 여야 이견이 없는 '무쟁점법안'으로 의결한 법안은 의사일정 가운데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쟁점법안과 연계돼 국회통과가 지연되는 일을 막는 법안신속처리제다. 

국민의 민원처리에 국회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방안도 있다. 국회는 민원을 조사할 권한이 없으므로 조사권이있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해 국회가 조사를 요구하고, 결과를 보고받도록 제도를 보완하자는 것이다. 

정 의장은 이 같은 개선안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국회의장 의견 제시 형태로 국회운영위원회에 제출한다. 진행중인 정기국회에 법이 개정되면 내년 상반기에 시행할 수 있다.

최형두 국회대변인은 "여야 지도부도 제안 취지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단 여야가 법안처리에 구체적인 확답을 내놓은 것은 아니어서 후속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일부 조항이 논란 끝에 제외되거나 재조정될 수도 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관련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