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전망치 갖고와라"···여야 '세금전쟁' 스타트

[the300]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 14일 첫 회의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무상보육'·'무상급식' 논란을 계기로 또 다시 '증세'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세금' 제도의 칼자루를 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조세소위)가 스타트를 끊었다. 위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세수 추계(전망) 자료를 제출하라며 시작부터 정부를 압박했다.

◇ "조세소위는 타협하는 곳"

14일 국회에 따르면 기재위는 이날 19대 국회 후반기 첫 조세소위를 열고 내년도 예산부수법안을 중심으로 세법 개정안 등 200개 안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조세소위에는 새누리당 강석훈(소위원장) 김광림 나성린 류성걸 정문헌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김영록 최재성 홍종학 의원, 정의당 박원석 의원 등 10명이 참여한다. 이날 오전 회의에 나성린, 김관영 의원은 불참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주형환 제1차관, 문창용 세제실장, 최영록 조세정책관, 안택순 조세기획관이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최재성 의원은 "세법을 심사하려면 정부에서 세수 추계가 올라와야 하는데 지금 그렇지 않다. 계층별 부담율 등의 자료가 필수적"이라며 정부에 세수 추계 제출을 요구했다. 그는 "대동법이 필요한 시기에 정부는 인두세를 도입하려고 한다"며 "정부는 자신들의 생각대로 짜맞추려고 하지 말고 통계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류성걸 의원이 "정부가 세제 개편의 효과를 명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분석적으로 수치를 내놔야 한다"며 세수 추계 제출을 촉구했다.

홍종학 의원은 "지금 전체적으로 세수가 가장 큰 문제인데, 박근혜정부에서 135조원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며 "정부안에 따를 경우 추가세수가 얼마인지 정부가 추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들에게 추가 세금을 부과하면서 정작 세금을 내야 할 대기업은 '성역'으로 못 건드린다"며 "이러면 조세형평성이 크게 훼손되고 조세조항이 일어나는 등 세정이 문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광림 의원은 "조세소위는 자신의 소신을 녹여내기 보다는 타협을 하는 곳"이라며 여야 간 타협을 강조했다.

류성걸 의원도 "예산안이 12월2일까지 통과돼야 한다"며 "여야가 합리적으로 타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박원석 의원은 "올해는 국가재정의 구조적 문제점들이 노출되면서 세제의 역할이 특히 중요해졌다"며 "조세소위 회의를 원칙적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필요할 경우에만 비공개로 하자"로 제안했다.

이에 강석훈 의원장은 "가능한 한 공개를 원칙으로 하겠다"면서도 "(오늘은) 관례적으로 언론에 (사전) 스케치만 허용하겠다"며 회의 시작과 함께 기자들을 내보내고 비공개로 전환했다.

◇ 10대 쟁점, 뭔가 보니···

향후 조세소위에서 다룰 핵심 쟁점은 크게 10가지로 요약된다. △담배 개별소비세 신설 △주택 임대소득 세부담 완화 △법인세 인상 △기업 최저한세율 인상 △상속세 면제 확대 △가업상속 공제 확대 △세대생략 상속·증여 할증과세율 인상 △기업소득 환류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근로소득 증대세제 등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조세소위 위원을 상대로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담배에 개별소비세를 새롭게 부과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 5명 전원이 반대하고 있다. 최재성 의원은 "간접세 인상은 (소득 역진성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밝혔고, 홍종학 박원석 의원은 국민건강이 아닌 정부의 재정확충이 목적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여당에서도 유보적인 의견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 비춰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에 수정이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간 2000만원 이하의 임대소득을 올해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비과세하고, 이후 분리과세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은 정부와 여당의 합의에 따라 나성린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그러나 야당은 임대사업자 등록제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조세소위 소속 야당 의원 5명 전원이 '찬성'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은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구간에 대해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이낙연 전남지사가 2012년 9월 의원 시절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이다. 반면 여당에서는 강석훈 의원이 "법인세 인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김광림 정문헌 의원은 답변을 유보했다.

'최저한세율' 인상에 대해서도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4명 모두가 찬성하고 있다. 최저한세율이란 기업들이 각종 비과세·감면·공제 등을 통해 세금이 깎이더라도 반드시 부담해야 하는 최소한의 세율을 말한다. 새정치연합은 과표가 1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을 현행 17%에서 18%로 인상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강석훈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최근 2년간 이미 인상이 이뤄졌다"며 반대했다.

자녀에 대한 상속세 공제액을 현행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리는 정부안에 대해서는 야당 진영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김관영 의원은 "불필요하다"며 반대했고, 박원석 의원은 "현실에 맞게 법을 보완할 필요는 있다"며 찬성했다. 나머지 의원들은 모두 답변을 유보했다.

가업상속 공제 대상을 연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에서 5000억원 미만 기업 등으로 완화하는 정부안과 관련, 야당에선 2명이 반대, 3명이 답변 유보였다. 강석훈 의원은 "일자리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조부모가 손주에게 곧장 재산을 물려주는 '세대생략 상속·증여'에 대한 할증과세율을 현행 30%에서 50%로 높이도록 하는 방안도 쟁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은 부의 대물림에 따른 소득불평등 심화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아직 뚜렷한 입장 정리를 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도하고 있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근로소득 증대세제' 등 이른바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에 대해 여당은 대체로 우호적인 반면 야당은 대부분 반대 입장이다. 최재성 의원은 "실효성이 없다"고 했고, 홍종학 의원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박원석 의원은 기업소득 환류세제에 대해서는 "투자의 범주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고,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대해서는 "부자감세"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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