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회사 강연했는데 3년간 270만원?" 법제처 직원 사내알바

[the300] 서기호 "법체계의 허점을 악용해 소속 직원에 대한 강사수당 지급 합법화"

제정부 법제처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처 소관 예산안 심사를 위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법제처가 소속직원을 법제교육 강사로 활용하면서 최근 3년간 4억5000여만원의 강사료 등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3년간 평균 270만원에서 최대 2200만원의 사례금을 챙긴 직원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정해진 업무시간 중에 본인이 담당하는 업무내용으로 강의를 하면서 강사료를 지급받았다. 감사원이 공무원 교육훈련을 핑계로 소속 공무원들에게 아르바이트 비용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법제처로부터 제출받아 2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현재까지 법제교육 강의를 하고 강사수당 및 원고료, 여비 등을 수령한 법제처 공무원은 총 164명으로 법제처 전체 직원(183명)의 90%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법제교육을 강의한 외부 전문강사는 68명이며, 이들에게 지급한 강사수당은 총 4400만으로 법제처 직원들이 수령한 액수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서기호 의원실이 법제처와 같은 공무원교육훈련 병설기관이 있는 6개 기관의 2011년 이후 강사활동 및 수당지급 현황을 비교한 결과, 법제처의 '강사총원 중 소속직원 비율'과 '소속직원 강사 1인의 평균수령액'이 다른 기관들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제교육에 대한 소속직원 의존도를 나타내는 감사원의 '강사 총원 중 소속직원 비율'은 70.7%로, 가장 낮은 경찰청 비율(5.2%)보다 13배가 높았다. 법제처 '소속직원 강사 1인의 평균수령액'은 268만8000원으로 가장 낮은 국가기록원 수령액(10만200원)보다 27배나 높았다.

법제처가 소속직원에게 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법체계의 허점을 악용해 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0년 감사원이 법제처 소속직원에 대한 강사수당 지급의 부적정성을 지적하자, 법제처는 그해 전문교육훈련기관을 설치해 예산집행지침 위반문제를 해소했다는 것.

그러나 법제처가 주장하는 공무원교육훈련기관의 설치란 기관을 실제 만들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종전의 직제를 개편해 1개과(법제교육과) 안에 배치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집행상의 강사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법제처는 또 예산집행지침상 소속 직원에 대한 원고료 또는 사례금 지급이 불가능함에도 법제처 예규로 '강사수당 및 원고료 지급규정'을 제정, 직원들에게 원고료를 챙겨준 것으로 밝혀졌다. 법제처를 제외한 6개 기관에선 예산집행지침에 따라 강사료 이외의 원고료나 여비를 지급하지 않는다.

서기호 의원은 "법제처 직원들에게 일과시간 중에 강의를 시킨 것은 각자가 해야 할 지정업무 대신 법제교육을 시킨 것인데 별도의 강사 수당 및 여비 등을 얹혀줬다"라며 "공무원이 업무시간 중에 자기 일은 팽개치고 아르바이트로 이득을 챙긴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제처가 자신들이 잘 아는 법체계의 허점을 이용해 직원들 주머니를 채우고 있었다"며 "타 부처의 부당한 법령을 정비하기 전에 법제처 내규부터 정비해 공무원에 대한 부적정한 수당지급을 제한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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