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사실상 실시간 위치추적 자료 수사기관에 제공"

[the300] 업체가 특정계정을 시스템에 등록, 로그인하면 수사담당자에게 실시간으로 문자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게임업체들에게 실시간 인터넷 접속기록을 제공받아 사실상 실시간 위치추적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 게임업체가 경찰에 제공한 자료를 공개하며 "통신사실확인자료에서 위치확인이 가능한데 이 위치확인이 실시간 위치추적까지 가능한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통신사실확인자료는 수사기관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아 확인할 수 있다. 쉽게 '통신내역'이라고 불리며 통신일시와 시간, 상대방 IP, 로그 기록(로그인·로그아웃 시간) 등을 말한다. 
한 게임업체가 경찰서에 보낸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 조회 결과 내용. 특정 계정에 대해 "실시간 위치추적 등록이 완료됐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사진자료=이춘석 의원실 제공

이 의원은 "특정 계정에 대한 로그 기록, IP가 나오는 것까진 정상이라고 본다"면서도 공개문서를 가르키며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이라는 말이 나오고, 현재 지원이 불가능하지만 관련부서와 협의를 통해 지원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실시간 위치추적이 완료됐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확인한 수사 과정을 보면 수사기관은 통신사실확인자료 허가서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먼저 IT업체에 넘겨준다. 그러면 업체가 시스템에 특정 계정을 등록하고 특정 계정이 로그인하면 로그인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수사담당자에게 문자메시지로 넘겨준다.

수사기관은 이후 IP를 확인한 뒤에 특정 계정 사용자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이를 '실시간 접속기록 확인'이라고 한다. 경찰은 한번 더 수사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시간 접속기록 확인이 실시간 위치추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통신사실확인자료만 허가 받은 수사기관이 실시간으로 접속을 확인하는 게 법으로 맞느냐"며 "판례에 따르면 실시간으로 보는 건 감청의 영역으로 본다"고 말했다. 적어도 통신사실확인자료보다 영장 발부 기준이 엄격한 통신제한조치(감청)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다시 자료를 가르키며 "2013년 1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통신확인사실자료를 보겠다는 내용인데 이 기간 동안 수사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저 사람이 어디 있는지 확인되는 것"이라며 "(이는) 통신비밀보호법의 왜곡된 해석이거나 심하게 생각하면 위법한 행위"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검찰이 '통신자료'의 제출 범위를 미래까지 확대한 2005년에 정보통신부(현 미래창조과학부)의 통신비밀업무 처리지침에 따르는 점도 지적했다.

통신자료란 이용자의 이름·전화번호·주소 등 개인정보를 말한다. 통신자료는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아야 하는 통신사실확인자료와는 달리 영장 없이도 손쉽게 수사기관이 요구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이 지침이 보험이 돼 수사기관이 이대로 청구하고 법원도 아무 생각 없이 영장을 발부해준다"며 "특히 수사 관련 부분은 미래부가 통신비밀보호업무 처리 지침으로 해야 하는게 아니라 법무부에서 처리지침을 (마련)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게임업체들은 미래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거기서 영장을 받으면 집행한다는 것"이라며 "과거의 접속기록만 (확인)하면 상관없지만 현재 실시간 위치추적을 계속하기 때문에 통신사실확인자료에 정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진태 검찰총장은 "실시간 위치추적은 영장에 의해서 하고 있다"며 "결국 현실과 법의 괴리가 있어서 지금은 저쪽이 가능하지 이쪽이 가능하지 해석이 가능하지 않나 싶다. 말씀의 취지를 유념해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고등검찰청 국감에서 대표적인 인터넷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이 수사 기관들에 접속 IP 등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조회할 수 있게끔 수사 전용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체들은 당시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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