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토부 등 피감기관, 국감 지적사항 30%만 시정조치

[the300][2014 국감]국토위, 지난 6년 실적 상임위 첫 전수조사…국토부 9.7%만 이행


한국형 틸팅열차./머니투데이 DB

 #.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는 곡선 선로용 신기술 열차인 '틸팅열차' 개발로 인해 엄청난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0년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극찬을 했던 이 기술은 그해 제2차 철도망 구축계획에 발표되면서 철도 직선화작업으로 더 이상 쓸모없어졌다.

당시 정부는 5600억원의 부가가치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홍보했으나 결과적으로 860억원의 연구용역(R&D) 비용만 날리게 됐다. 이 외에도 420km를 달리는 차세대 초소속 열차 해무와 4000억원을 들인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등도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지적받았다.

국감에서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토부는 이 사안에 대해 감사조차 하지 않았다.



 국토위 국회의원이 국감에서 시정을 요구한 지적사항 10건 중 7건은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기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2일 국토위 행정국과 공동으로 18대 국회 이후 국정감사 이후 조치를 전수조사한 결과, 여야 대립없는 공통 지적사항 2233건 중 국토부 및 산하기관에서 시정조치된 사안은 660건(29.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적으로 국감 이행률을 전수조사한 것은 모든 상임위를 통틀어 국토위의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국회의 지적에 가장 이행률이 떨어지는 곳은 단연 국토부(2011년까지 국토해양부)다. 2008년 이후 6년간의 국감 지적사항 464건 중 시정조치된 사안은 불과 45건이다. 불과 9.7%만이 국회의 지적을 이행했을 뿐 90% 이상의 지적에 대해서는 미온적으로 대응했거나 조치하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와 대한주택보증 역시 '위기만 넘기면 그만' 식으로 대처했다. 한국공항공사는 17.1%, 대한주택보증은 17.9%만 처리해 낮은 시정률을 보였다. 한국수자원공사(21.1%)도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연도별로 보면 2011~2012년 국감에 대한 국토부 및 산하기관의 시정 이행률이 특히 낮았다. 2011년의 경우 429건의 시정요구 중 시정조치된 건수는 60건으로 시정 이행률은 14.0%에 그쳤고 2012년의 경우 433건 중 76건만 시정돼 17.6%의 이행률을 보였다.

2010년 국감에서 지적된 내용은 56.3%의 이행률을 보여 18대 국회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국토부 등 20개 기관 피감기관에 시정요구한 428개 사안 중 시정조치가 이뤄진 것은 모두 139건(32.5%)이다.

 

오히려 지적사항을 역행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국감에서 내구연한 9.7년이 지났음에도 내버려둔 노후도로와 교량이 전국 375곳이나 된다는 질책이 이어지자 국토부는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는 올해 국도유지보수 예산을 324억원(8.7%) 삭감했고 결국 전국적으로 도로가 움푹 패이는 '포트홀'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원인이 됐다.

국감 지적사항에 대해 국토부 및 산하기관의 개선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토위 국감에서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은 "1회성 국감으로 넘어가다 보니 지적사항이 3~4회 반복되는 경우도 많다"며 "장관이 전부 조목조목 로드맵을 작성해서 관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서 장관도 "공감하고 시스템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국감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관리 시스템 부족과 허술한 보고체계 규정이 '1회성 국감'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피감기관은 국회의 지적사항에 대해 지체없이 보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체없이 보고하는 시점이 언제인지 명확치 않다. 때문에 관례를 따른다. 피감기관은 처리결과보고서를 국정감사 후 4개월 이내에 국회에 제출하고 있다.

 

사안이 이렇다보니 처리기간이 1년이 걸리는 사업이라면 미이행으로 판단된다. 추후 지적내용을 이행했더라도 규정이 없고 대중의 관심도 떨어지다보니 국회 보고를 누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국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회 국토위 관계자는 "행정부와 입법부가 서로 시정조치 결과를 챙겨야 하지만 이를 방치한 측면이 있다"며 "중장기 과제들의 따로 분류해 수시로 이행 내역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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