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단체 '생계' 챙겨 주자니…국회 '진퇴양난'

[the300-보훈단체 수익사업 논란①]허용하면 기존 단체 반발, 막으면 형평성 문제

해당 기사는 2014-10-0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PDF 런치리포트 뷰어

 회원수가 10만명이 넘는 월남전참전자회, 고엽제전우회 등 보훈단체들이 수익사업 문제로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전체 14개 법정 보훈단체 중 수익사업이 허용되지 않은 9개 단체들에 대해서도 추가로 허용하는 법안에 대해 정부가 연말까지 해법을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수익사업을 추가로 허용하면 시장 잠식을 우려한 기존 수익사업 단체들이 반발하고, 허용하지 않으면 다른 단체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국회와 정부는 형평성을 고려해 전부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정치적 영향력이 적지 않은 거대 보훈단체들 사이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8일 국회,국가보훈처 등에 따르면 월남전참전자회 등 9개 법정 보훈단체에 추가로 수익사업을 허용하는 법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개될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와 올해 4월 네 차례 등 총 5번의 법안소위에서 안건으로 논의했지만 기존 단체와 신규 허용 단체간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대신 정부가 보훈단체간 조율을 거친 뒤 올해 말까지 안을 내기로 했다. 여야는 오는 10일 정무위 국가보훈처 국감에서도 보훈단체 수익사업 추가 허용 여부에 대한 정부 입장을 따져 물을 전망이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해관계가 너무 첨예한 탓이다. 해당 법안은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참전유공자법) 일부개정안과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단체법) 일부개정안이다.
 
유일호 의원 법안은 6.25 참전유공자회와 월남전참전자회 등 참전유공자법에 규정된 두 단체에 수익사업을 허용하는 것이 골자이고, 민병두 의원 법안은 광복회, 전몰군경유족회, 전몰군경미망인, 무공수훈자회,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 등 이 법에 의해 설립된 7개 보훈단체 들에 수익사업 및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수의계약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14개 법정 보훈단체 중 상이군경회와 4.19민주혁명회, 특수임무유공자회, 고엽제전우회, 재향군인회 등 5개 단체가 수익사업과 수의계약을 하고 있다. 두 법안이 모두 통과돼 9개 단체가 추가되면 14개 단체 모두가 수익사업을 하게 된다.

문제는 수익사업 영위 단체들이 늘어날 경우 기존 보훈단체와의 시장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보훈단체들이 주로 영위하는 사업들이 단순제조업, 수명이 다한 불용품 불하사업, 청소 등 각종 용역 및 서비스업 등으로 시장이 겹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 의존도가 높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의 수의계약 시장의 경우 규모가 한정돼 있어 5개 단체만 허용된 현재도 알력이 큰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신규 진입 단체들이 대거 진입할 경우 경쟁이 격화되고 기존 단체들의 매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보훈단체들이 신규로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되더라도 바로 정부의 수의계약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시행령에서 '국가유공자 등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단체 중 상이를 입은 자들로 구성된 단체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로 허용이 추진중인 보훈단체 9곳은 비상이단체로 분류된다.
 
하지만 보훈단체들이 수의계약 없이 수익사업권 만을 가질 경우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수익사업 허용을 수의계약으로 가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수익사업으로 가면 수의계약건을 달라고 하게 돼 있다"면서 "기존 단체들은 수의계약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사업을 허용해야 된다는 쪽은 형평성 문제를 거론한다. 실제로 수익사업과 수의계약이 모두 허용된 재향군인회와 특수임무유공자회는 엄밀한 의미에서 상이단체가 아니다. 특수임무유공자회는 정신적인 장애를 상이에 준하는 것으로 판단한 사례이고 재향군인회는 오래전부터 사업을 해왔다는 점에서 예외를 인정해왔다. 특수임무유공자회와 재향군인회의 경우 오는 2016년 1월1일부터는 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수익사업권은 여전히 유효하다.

월남전참전자회 관계자는 "우리 회에도 고엽제등급, 상이등급을 받은 회원이 3만8000명 가량 된다"면서 "정부의 수의계약 대상이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 같은 단체가 들어가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정무위 법안소위 논의에서도 형평성을 고려해 수익사업을 전부 허용을 하는 쪽에 무게를 뒀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기존 단체와의 갈등을 중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정부측 요구 때문이다. 정부나 정치권 모두 수많은 회원을 거느린 보훈단체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엽제전우회쪽에서 월남전참전자회의 수익사업 허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진행이 한발짝도 안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안을 내놓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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