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근로시간 단축' 아닌 '60시간 연장법'

[the300]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의원실 제공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지만 소득은 작은 '장시간 노동-저임금' 국가이다. 장시간 노동은 국민의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을 갖춰 나가는 것을 가로 막는다. 기업의 생산성을 낮추며 사회전체 고용을 감소시킨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우리사회는 근로시간 단축에 관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넘겨 휴일에 근무시키는 것을 제한하기위해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방법은 실제로 근로시간을 단축시킬 효과적인 방법이다. 현행법상 한주에 52시간 이상 더 근로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고용노동부는 주당 16시간 휴일근로를 더 허용해 왔고,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의 적법성에 대해 논란이 지속돼 왔다.

 

법조계 내부적으로 오랜 토론끝에 얼마전 사법부가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된다"고 판결함으로써 이 논쟁은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견됐다. 그런데 얼마전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언론을 통해 정부와 의견조율을 거친 법안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새누리당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현행 주52시간 한도를 60시간으로 연장하는 법이다. 새누리당은 그간 고용노동부가 어떤 근거도 없이 법정 한도를 68시간까지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었다. 오히려 이 개정안을 통해 오히려 고용노동부의 위법적 행정해석에 합법성을 부여하려하고 있다.

 

여당 측은 지금안대로 법이 개정되더라도 노동자들의 소득하락은 없고 현재수준과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과 다르다. 실제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도 임금이 하락한다는 결론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똑같이 주 60시간을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현 행정해석(고용부 기준)과 법개정안(새누리당 기준)에 따른 계산방식을 각각 적용하면 조금이라도 휴일근로수당을 받아본 노동자는 임금이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온다.


지난 2012년 노사정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중 주당 52시간을 넘기면서 휴일에 일하는 사람들은 약 65만명이었다. 이들의 상당수는 300인 미만 중소영세업체에서 일하고, 월급의 30%가 일을 더해서 받는 초과수당으로 채워진다. 우리사회의 약자인 비정규직,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보게 될 수 있다.


실제 근로시간을 줄이면 어느 정도 급여가 축소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새누리당 개정안은 근로시간이 줄지 않았는데도 임금은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다시 말하면 새누리당발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입법효과'는 전체적인 '실질임금 하락'이다.

박근혜정부 제2기 경제내각은 창조경제를 가계소득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이번에 발의된 법안으로 보면 오히려 반대로 가계소득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을 속이려 한다고 비난받아야 할 이중적 태도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여야 정치권의 논쟁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이 과제는 지난 2월 국회 환노위 소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고, 여전히 노·사·정 그리고 정치권의 더 많은 논의와 고민이 필요한 과제로 남겨져 있다. 그것을 모를리 없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불필요한 법안제출로 논란만 확대시키려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근로시간 단축은 지금 우리세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정책을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어느정도 기업이나 노동자들에게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근로시간 단축은 누구의 단기적 손익에 따라 좌우돼서는 안되는 매우 중차대한 과제다. 따라서 지금 실근로단축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소모적인 갑론을박보다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진지하게 대화를 통한 해결이 더 필요하다.


정부와 여당에게 지금과 같은 전략적 입법으로 논란만 확대시키는 것보다 노동자, 기업인들과 함께 앉아 100년을 위한 계획과 공동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인식전환이 더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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