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50만원 연체해도 채무불이행…금액별 기준 달라야"

[the300]109만명 중 42%는 500만원 이하, 50만원 이하도 4.7%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4.09.30 10:32
금융기관에 등록된 채무불이행자 109만여명 가운데 42%인 46만여명이 500만원 이하 대출자로 집계됐다. 50만원을 제때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자가 된 경우도 5만명에 달했다.
 
반면 이들의 채무 규모는 전체 채무불이행 금액  가운데 미미한 비율이다. 액수에 관계없이 3개월 연체면 채무불이행자로 등록하는 현행 제도 때문에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금융약자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0일 금융감독원·전국은행연합회에서 받은 '대출정보 및 연체정보' 자료를 분석, 이같이 밝혔다.

지난 7월 기준 가계대출 규모는 1798만4600명(중복 포함 2631만395명)에 1080조 7억2500만원이다. 500만원 이하 소액 대출자가 327만1864명(18.2%)으로 가장 많다.
채무불이행자 가운데 이들의 비율은 더 높아진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3개월 이상 연체 등 채무불이행자에 등록된 사람은 전체 대출자의 6.1%인 109만 7437명. 그 중 42%인 46만 1765명이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자다. 이들의 채무불이행 액수는 채무불이행 총규모 141조 2183억 6000만원의 0.6%에 불과했다.

50만원 이하 연체로 채무불이행자가 된 경우도 5만 1882명이다. 액수는 전체 채무불이행의 0.01%에 불과하지만 그 숫자는 4.7%에 이른다.  이를 포함 전체 채무불이행자의 71%가 2000만원 이하의 대출에서 발생했다. 
금액구간별 채무불이행자 현황(2014.7.31. 기준)/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제공/

대출액수 구간별로 상대적 고액인 5000만~1억원 대출자는 250만명(13.9%), 1억~3억원에 257만명(14.3%)으로 나타났다. 3억원을 초과하는 고액대출자는 55만명(3.1%)이다.이들의 채무불이행률은 5000만~1억원 구간과 1억~3억원 구간이 각각 5.7%로 나타났다. 3억원 초과자의 채무불이행률은 3.9%다. 500만원 이하 등 소액대출자에 비해 연체율이 월등히 낮은 것이다.

김 의원은 "금액에 상관없이 3개월만 연체하면 채무불이행자로 등록하는 현행 제도를 500만원 이하 소액 대출의 경우 일정 기간의 연체등록 유예기간을 도입하는 등 대출 금액 구간별로 연체등록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기식 의원은 "500만원 이하 소액 대출은 대출자에게 기회를 주면 충분히 회수할 수 있는 금액임에도 금융기관이 서민들을 신용불량자로 내몰고 있다"며 "등록된 연체정보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고, 금융거래 제한은 물론 취직에도 제약을 받아 서민들이 생활고의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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