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해도 처벌 면제"···농협경제지주 특례 추진 '논란'

[the300] 공정위 "예외조항 적절한지 검토하겠다"

농협중앙회 본사/사진=뉴스1

농협에서 분리된 농협경제지주와 자회사에 대해 '담합'(카르텔) 제재 등의 규제를 면제해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같은 정부방침을 반영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덕수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가 수행하는 사업 중 조합을 위한 구매·판매사업 및 자금지원 등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법안에서 일부 규정은 공정거래법 19조1항과 23조1항7호를 말한다. 19조1항은 카르텔을 뜻하는 '부당 공동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다. 또 23조1항7호는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한 '부당 지원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된다면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을 위한 것일 경우에는 카르텔 또는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행위를 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게 되는 셈이다.

현재 농협경제지주는 총 13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농협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 △농협충북유통 △대전농산물유통센터 △남해화학 △농협사료 △농협목우촌 △영일케미컬 △농협한삼인 △농협물류 △NH무역 △농협아그로 △삼협농산 등이다.

안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수행 중인 경제사업을 농협경제지주가 수행하면 공동 구·판매사업이나 자금지원 사업 등이 공정거래법에 저촉돼 협동조합의 자율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법안을 발의한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농협경제지주에 대해서만 사실상 담합 또는 부당 지원행위를 허용하는 것이 형평성 측면에서 타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된다.

이호영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공정거래법이 아닌 농협법에 예외조항을 두는 것이 정책적으로 바람직한 지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하다"며 "과거 공정거래법 적용의 예외는 수출 관련 등 극히 일부분이었고, 타법에 예외조항을 만드는 것도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대형 식품유통업계 관계자는 "농협유통이 지주회사에 편입돼 덩치를 키우면서 동시에 공정거래법 적용까지 혼자 받지 않겠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공정한 경쟁이 두렵다면 종전처럼 협동조합 체제에서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이 택배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택배업계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내 대형 택배업체 관계자는 "농협이 택배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데 기존에 적용해야할 규제까지 풀어주면 민간업체들 입장에서 괴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농협경제지주에 대해 예외를 두는 것이 적절한 지, 다른 경쟁기업과 경쟁의 문제는 없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2012년 3월 정부 주도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에 따라 금융 및 경제사업을 각각 금융지주, 경제지주로 이관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후 농협은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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