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정화 우려" vs 교육부 "의견 수렴"…'역사교과서' 토론회 맞불

[the300] 교육부 "현행 역사 교과서 편향 논란, 개선 필요"…野 "국정화 일환"

26일 오후 경기 과천 국사편찬위원회 대강당에서 열린 교육부 주최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 개선 토론회에서 역사정의실천연대 회원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앞줄 파란조끼는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2014.8.26/사진=뉴스1

지난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던 역사 교과서 관련 이념 대립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야당은 저마다 토론회를 열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맞불을 놨다.


25~26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 국회와 경기 과천시 국사편찬위원회에서는 한국사 교과서 발행과 관련된 2건의 토론회가 각각 진행됐다.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역사정의실천연대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태년·도종환·안민석·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정진후 정의당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전환,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다음날인 26일 국사편찬위에서는 교육부 주최로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두 토론회는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논의를 공통적으로 다뤘지만 핵심은 달랐다. 


야당과 진보단체가 주축이 된 국회 토론회가 교육부의 의견 청취를 국정화 추진의 일환으로 봐서 비판하는 자리로 열린 반면 교육부는 현행 한국사 교과서 발행 문제의 개선을 위해 토론회가 열렸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교육부의 움직임을 '국정화 기도'라고 규정했다. 그는 "한국사 교과서를 다시 국정화하려는 기도는 정부가 지원했던 소위 뉴라이트계 역사 교과서가 교육현장에서 외면당했다는 것과 관련 있다"며 "채택률 0%에 놀란 정부가 자기반성 대신 국정화 발상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몇 년간 한국사 교과서 문제로 진통을 겪은 한국 사회가 출구전략의 하나로 국정화를 거론하는 최악의 단계에 이르렀다"며 "학계 공론화를 통한 합의가 아니라 정부와 관료가 주도한다면 지금까지 겪어 온 갈등이 되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화 논의 자체를 우려하는 야당 토론회와 달리 황우여 신임 장관(사회부총리)이 이끄는 교육부는 제도 개선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게 우선이라며 국정화 논의에 대해 다소 열린 입장을 취하는 모습이다.

황 장관은 지난 7일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정화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국정교과서 문제는 워낙 중요해서 우리 국회와 교육부가 늘 논의하면서 지금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국사편찬위에서 열린 토론회에 대해 현행 한국사 교과서가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는 만큼 균형있는 교과서 개발 방향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 주제는 △현장에서 바라보는 역사교육 및 교과서 문제 △현행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의 현황과 문제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 등이었다. 토론회 현장에서는 각계의 검정체제 유지 주장이 큰 편이었지만 "국정 체제를 통해 왜곡 없는 하나의 정사를 기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육부는 향후 공론화 과정을 여러 차례 더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두 토론회 개최에서 드러난 야당과 교육부의 입장 차이로 향후 교문위 활동이 영향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 의원들은 전날 토론회에서 교육부의 최근 움직임과 관련해 상임위 차원의 대응이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교문위 야당 간사를 맡았던 유기홍 의원은 "황 장관에게 '절대 만에 하나 국정화가 이뤄지면 교문위는 또 하나의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지구상에 구 사회주의권 몇 개 나라 빼고 (국정 교과서가) 없는 현실에 시대착오적 조치를 감행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황 장관의 청문회 통과 당시 야당 의원들은 장관이 국정교과서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전제 하에 통과시켜주기로 했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어 "만약 황 장관이 국정화의 '국'자를 꺼낸다면 그 순간 상임위는 쑥대발이 될 것이라고 말씀 드린다"며 "상임위 쑥대밭은 교육위가 없다는 의미고, 여당과 정부가 통과를 바라는 것(법안 등)에 대해 아무 것도 협조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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