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나쁜 선생님' 성범죄 교사 240명 중 절반, 계속 근무

[the300]새누리 한선교·민현주 의원 "취업제한 규정 사각지대..보완을"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4.08.24 15:59

어린이들이 6월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굿네이버스 주최 '아동 성범죄 예방 미니 올림픽'에서 안전거리 90cm 멀리뛰기를 하고 있다. 2014.6.29/뉴스1

# 부산의 한 사립고 교사 A씨는 학생에게 심폐소생술 시범을 보이면서 과도한 신체 접촉을 했다. 성적 비속어도 사용하는 등 성희롱을 했다. 하지만 사법처리 없이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받고 계속 교편을 잡고 있다.

# 전북의 한 고교교사 B씨는 여학생을 성추행했으나 학교 측은 학부모와 교육당국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 교사 B씨는 5개월 후 또 다른 두 명의 여학생을 성추행했는데 학교는 그때서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5년간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초·중·고등학교 교사 가운데 절반 가량이 여전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여성가족위·환경노동위)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 6월까지 5년6개월동안 성범죄로 각종 징계를 받은 초·중·고등학교 교사가 240명이며 이 가운데 47.9%인 115명이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전력 교사는 108명 중 33명(30.5%), 일반인 대상 성범죄의 경우 132명 중 82명(62.1%)이 재직 중이다.

같은 당 한선교 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이 조사기간을 2010년부터 4년6개월로 잡았더니 성범죄로 징계받은 교사는 216명, 이 경우도 절반 가량이 학교에 남은 것으로 집계된다.

현행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10년간 학교나 학원 등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취업을 제한한다. 이에 따라 240명 모두 교단에 나서지 못할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형 확정 또는 치료감호가 선고돼야 이 조항이 적용된다. 선고유예나 시도교육청의 징계 등은 취업제한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단계별 징계 처분 중 강도가 센 것부터 파면·당연퇴직·해임의 경우 학교를 떠나야 하지만 강등·정직·감봉·견책 등 경징계시 학교에 남을 수 있다.

이처럼 법률의 사각지대에서 교직을 유지하는 경우 중엔 '악성' 성추행도 있다. 지난해 2월 서울 한 공립고 교사 유모씨는 지하철 2호선에서 만 18세 여성의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만지고 이를 피해 도망가는 여성을 계속 쫓아가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징계는 정직 처분에 그쳤다.

민 의원은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심각한 성범죄를 저지르고 교단에서 그대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법률 개정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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