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맥주' 세금 낮추고 병으로 판매?…맥주 메이저 '떨떠름'

[the300-'맥주 르네상스' 오나②]

해당 기사는 2014-08-2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PDF 런치리포트 뷰어
사진=뉴스1

 

 

중소규모 맥주제조사의 세율을 72%에서 최대 5%까지 줄이는 법 개정안이 예고된 데 대해 국내 대형 맥주업체들은 겉으로는 덤덤한 표정이지만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준비중인 주세법 개정안은 중소 맥주제조자를 대상으로 한 '세율인하'를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소규모 맥주제조자에 대해선 세율을 72%에서 5%로, 중견기업의 경우 72%에서 30%로 일괄 인하하거나 생산량에 따라 5~72%로 차등 인하하는 안이다.

이에 대해 국내 한 대형 맥주업체 관계자는 "맥주산업 활성화엔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우스맥주가 병맥주로 나오면 업소가 아닌 마트에선 경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소규모 하우스맥주의 외부유통을 허용한 상태다.

관계자는 "세율 인하를 통해 가격이 싸질 경우, 하우스맥주 품질이 높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중소업체 하우스맥주들이 실제로 마트에 진출한다면 5% 이상의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하우스맥주를 병맥주화해 판매할 경우 세율인하가 적용될 지 여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다른 국내 대형 맥주업체 관계자는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들을 위한 세제혜택은 시장자체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후발주자로 들어오는 대기업들에게까지 낮은 세율이 매겨지면 기존 맥주업체와의 형평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세계푸드는 3월 주주총회를 열고 맥아 및 맥주 제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신세계푸드는 하우스 맥주를 만들어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 납품하거나, 자신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중소규모 하우스맥주 제조사들은 당장 대형 맥주업체들과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중소 맥주 제조업체 모임인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 협회 차보윤 협회장은 "대형 맥주업체보다 세금을 적게 내야 그나마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다"며 "우리들은 소량으로 승부하는 만큼 욕심을 내서 맥주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입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 진출에 대해선 "대형 맥주업체가 1만병을 진열하면 우리는 5병이라도 넣어서 판매하길 원하는 것"이라며 "광고를 따로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트에 비치되면 소비자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는 개정안의 빠른 통과를 기대한다. 송대길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국장은 "저렴한 가격의 하우스맥주들이 병맥주로 만들어져 마트에 깔리면 일반 소비자들은 기존 맥주와 비교해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며 "하우스맥주 업체들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당장 시장을 크게 잠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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