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여자는 취업 불리"?···공기업 性차별 금지 추진

[the300] 김광진 의원,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삼수 끝에 서울 소재 여대에 입학한 차씨(27). 스물여섯이 되던 해에야 구직 활동을 시작했다. 남들보다 조금 늦다고는 생각했지만, 학벌이 나쁜 편도 아니고 토익 점수도 꽤 높아 처음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십곳에 지원했지만 면접 근처에도 못 가고 모두 탈락한 뒤에야 냉혹한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나이 많은 여자는 취업이 어렵다'는 속설은 허언이 아니었다. 차씨는 "그래도 처음엔 다른 장점들로 나이라는 약점을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 그런 자신감은 사라지고 없다"고 말했다.

'여자' '30대' '신용불량자'···. 취업시장에서 불리하다고 알려진 조건들이다. 능력과 상관없이 단지 이런 조건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은 커녕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가운데 우선 공공기관에 대해 직원 채용시 성별·신체조건·용모·학력·연령·자산상황 등을 이유로 차별할 수 없도록 법안이 국회에서 추진된다.

13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이 내용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회부됐다.

개정안은 "공공기관의 장은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성별·신체조건·용모·학력·연령 및 자산상황 등에 대해 불리한 제한을 두어서는 아니된다"고 적시했다.

이를 어기더라도 별도의 제재는 없지만, 법률을 통해 성별·신체조건·용모·학력·연령과 재산상황 등에 대한 차별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는 점에서 선언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김 의원은 "정부는 청년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년들의 구직활동에 장애가 되는 차별적 요소들이 있다"며 "특히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직원 채용 시 대출실적이나 연체기록 등을 근거로 채용에 불이익을 주는 등 불공평·불합리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3월 성별 정보 및 사진 등이 제외된 '개방형 표준이력서'를 공공기관들이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의 같은 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현재 기재위에 계류된 이 개정안은 공기업 또는 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 평가 때 개방형 표준이력서 사용 여부를 반영토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007년 마련한 개방형 표준이력서에는 사진 부착란과 성별 기재란이 빠져있다. 주민등록번호에서 성별을 드러내는 부분도 삭제돼 있다. 또 출신 학교명을 쓰지 않고 초등학교부터 학교 교육을 받은 총 연수와 최종 학력, 전공만 적도록 하고 있다. 면접 전까지 지원자의 성별과 외모, 학벌 등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시 산하 17개 투자·출연기관의 직원 신규 채용 때 학점이나 어학점수 기재란 등을 없앤 표준이력서를 사용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인 임모씨(28)는 "미국 등 서구에서는 이력서에 사진을 넣지 않는 것이 당연한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공공기관 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성별, 외모, 집안 사정 등에 따라 채용과정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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