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광주 민심 "새정치연합, 권은희 가치 떨어뜨렸다"

[the300-7·30 재보선 격전지를 가다:⑥광주 광산을](3)광주 민심은?

광산구(광주)=박광범 기자 황보람 기자 | 입력 : 2014.07.24 17:22

안철수,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권은희(광주 광산을)후보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7.30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에요? 광주시민을 뭘로 보는 건지 모르겠어요."


7·30 재보선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24일. 광주 광산을 민심은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연이은 광주지역 전략공천에 분개하고 있었다. 권은희 새정치연합 후보에 대한 호감도는 높았지만 당이 권 후보의 인물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광주의 딸', 여의도에 가서 더 큰 꿈 펼쳐라"


광산을 주민들은 경찰 수뇌부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폭로한 권 후보에 대해 '참신하고 정의로운 인물'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수완동에서 만난 주부 이모씨(39)는 "권 후보는 보수적인 경찰집단 내에서 정의를 위해 할 말은 하는 사람이었다"며 "여의도에 가서 더 큰 뜻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재원씨(24)도 "선거과정에서 만나 본 권 후보는 뉴스에서 본 것 이상으로 진실해 보였다"며 "국회의원이 돼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줬음 좋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연일 권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서도 반발이 컸다. 첨단동에서 슈퍼를 운영 중인 정모씨(54)는 "새누리당은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것 같다"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자영업자 신모씨(59)도 "국가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서 권 후보가 국회로 와서 못다한 말을 다 풀어 놓을까봐 겁나는 게 아니겠느냐"며 "새누리당이 권 후보가 가질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새정치연합 욕하면서 찍는다 "권은희가 되긴 될텐데…"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투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에 표를 분산시켜 '심판'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권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첨단동에서 만난 주부 박모씨(34)는 "이번 재보선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임모씨(57)도 "광주 사람들은 권은희보다 유병언을 더 잘 알 것"이라며 "이번에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월계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이모씨(65)는 "권 후보가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선거에 관해 뭐라 할말이 없다"고 했다.


앞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광주시장 선거에서도 전략공천을 감행했다. 광산을 주민들은 지역구 의원이던 이용섭 전 의원이 당의 전략공천의 희생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택시기사 이모씨(54)는 "이용섭이 참 똑똑하고 일을 잘했다"며 "다음에 이용섭이 나오면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54)도 "광주같은 야당 텃밭에서는 후보들을 경선시켜 주민들에게 공천권을 줘야 한다"며 "원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니 뽑을 사람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 후보를 뽑긴 하겠지만 새정치연합이 후보의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영업자 윤모씨(57)는 "권 후보가 그렇게 괜찮으면 경선을 치러서 정정당당하게 공천했어야 한다"며 "지역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아 후보의 가치도 퇴색됐다"고 평했다.


택시기사 정모씨(55)는 "전국구 인재인 권 후보를 '광주의 딸'로 못박아 버려 아쉽다"며 "새정치연합 지도부들의 힘겨루기에 권 후보가 희생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결정된 서울 동작을 기동민 새정치연합 후보 사퇴도 성난 민심을 부채질했다. 월계동에서 만난 장모씨(60)는 "끝까지 가지도 못할 후보를 광주로 보냈다 서울로 보냈다 한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의 공천은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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