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스님 등 종교인 과세, 사실상 무산

[the300-런치리포트] '士'자의 운명을 쥔 법안들-목사 등 종교인①

해당 기사는 2014-07-2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PDF 런치리포트 뷰어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목사, 스님 등 종교인에 대해 소득세을 물리도록 하는 방안이 사실상 무산됐다.

정부가 종교인에 대해 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방안을 철회한 가운데 여당도 당분간 종교인 과세를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종교인 과세는 논의 대상이긴 하지만 아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며 "지금이 종교인 과세를 추진하기에 적절한 시기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재위원장인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은 종교인 과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종교인들의 소득은 우리가 세금을 내고 난 뒤 남은 돈으로 헌금한 것이라는 점에서 종교인에게 과세할 경우 이중과세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야당도 종교인 과세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종교에 민감한 정치권의 특성상 국회에서 강하게 추진하기는 어렵고 정부가 주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역시 이미 종교인에 대해 강제성을 띤 소득세 원천징수 방안을 포기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종교인에 대한 '원천징수'의 근거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후 종교계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2월 '원천징수'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자진 신부·납부'로 한정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마련했다.

기재부는 종교인에 대해 가산세 규정을 두지 않음으로써 종교인 개인에 대한 세무조사의 소지도 없앴다. 또 종교인에게 근로장려금(EITC)의 혜택도 부여키도 했다.

당초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을 위한 명분 확보 차원에서 종교인에 대해서도 납세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기독교(개신교) 일부 교단 등 종교계 일각이 반발하면서 기존 방안에서 대폭 후퇴했다. 장기적으로 교회 등 종교단체에 대해 세무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일부 개신교 측의 주된 반대 논리다. 
 
기재위 조세소위는 2월14일 종교인 과세 방안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논의하면서 종교인 단체와의 간담회 이후 논의키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2월26일 기재위 주최로 당시 기재위 여당 간사인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 기재위원인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과 종교인 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서 기재부는 원천징수 조항 등을 제외한 수정안을 설명하고 종교인 단체들은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간담회 이후에도 국회에서 종교인 과세에 대해 아무런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6·4 지방선거, 7·30 재보선 등 선거를 앞두고 종교계와 갈등을 빚을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종교인 과세에 대한 논의 자체를 금기시하고 있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도 7·30 재보선을 앞두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의원이 앞장서서 종교인 과세에 대해 이야기하겠느냐"고 말했다. 

나 의원실 관계자는 "종교계와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종교인 과세 법안을 통과시킬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종교인 과세에 대해 조계종은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가톨릭은 이미 대부분의 성직자들이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개신교의 경우 주요 교단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 '합동' '고신' '합신' 등은 종교인 소득제도의 신설 자체에 반대하며 대신 자발적 납부 캠페인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1년말 기준으로 전국에 종교인은 약 38만명으로 추정됐다. 개신교가 14만명, 불교가 4만7000명, 가톨릭이 1만6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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