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처음 시행한 고용형태공시제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비정규직, 특히 간접고용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고용형태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시 참여 업체에 근무하는 총인원은 435만7938명이었으며, 이 중 직접고용은 348만4849명(80%), 간접고용은 87만3089명(20%)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종의 경우 간접고용 비율이 49.9%에 달했고, 직접고용 비정규직까지 합하면 비정규직이 71.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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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제공

특히 300인 이상 기업 중 비정규직 구성비율이 90% 이상인 업체가 총 349개로 나타났는데, 이들 업체 중 249개가 시설관리 업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관리 업종은 대부분 원사용자와 용역계약을 맺고 이윤을 남기는 용역업체들인데, 이런 간접고용업체들이 다시 간접고용을 한다는 것은 중간 브로커로써 이윤을 착취하는 행위와 같다는 지적이다.

시설관리 업종은 세부적으로 △보안시스템서비스 업종 △경비 및 경호업종 △사업시설유지관리 업종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보안시스템서비스 업종의 경우 업계1위 사업자인 '㈜에스원'는 전체인원 1만6992명 중 비정규직이 1만1162명(65.7%), 비정규직 중 간접고용이 1만703명(63%)으로 확인됐다. ㈜에이디티캡스가 3880명 중 간접고용 없이 직접고용 비정규직만 867명(22.3%)인 점, 케이티텔레캅(주)가 2516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경비 및 경호업종이 전체인원 15만4319명 중 비정규직이 10만8821명(73.4%), 사업시설유지관리업종은 전체인원 15만3483명 중 비정규직이 10만2299명(69.6%)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일개발(주)은 총인원 4707명 모두 비정규직이었으며, 간접고용 비율도 52.6%에 달하는 등 사업시설유지관리 업종 12개 업체의 1만2578명 전원이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0% 정규직으로 구성된 ㈜휴콥, ㈜장품HR, ㈜씨앤에스자산관리 등 3개 업체와 98.7%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는 ㈜세스코 등 4개 업체는 고용불평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조선업계 상위 그룹의 비정규직 비율은 △현대중공업 61.6% △삼성중공업 64.7% △대우조선해양 70.8%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300인 이상 규모의 기업들보다 300인 미만 기업들이 영세함을 고려할 때, 전체 기업들의 비정규직 고용 비율, 간접고용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그간 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발표해온 정부의 비정규직 수치의 신뢰성에도 강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2년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으로 올해 처음 시행된 '고용형태공시제'는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이 자율적으로 근로형태를 공시하도록 했다. 의무가 아닌 점과 허위 공시를 하더라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시행 첫해인 올해 공시 대상 기업 2947곳 중 2942곳(99.8%)이 참여하는 등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의원은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고용 실태가 처음으로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고용형태공시제도의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며,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해당 기업의 참여로 공시대상 사업주의 참여를 이루어낸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공공기관 등 공공분야가 제외된 점이 아쉬우며, 향후 100인 이상 사업장 등으로 대상 확대, 공시거부 및 허위신고 사업장에 대한 제제 등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