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 '입법 전문성' 강화 나선다

[the300] '본류' 국회사무처와 입법조사처 '칸막이' 없앤다..고시 출신 입법조사관들은 '글쎄'

(서울=뉴스1) 박철중 기자 정의화 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25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의장석에 올라 의원들에 인사하고 있다. 2014.6.11/뉴스1

정의화 국회의장이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 취지에 발맞춰 국회의 입법 전문성 강화에 나선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정 의장이 국회의 입법과 행정부 견제·감시를 보좌하는 입법조사처·예산정책처의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의지에 따라 앞으로 '고시 출신' 입법조사관들의 인사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 측 핵심 관계자는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들이 통일·복지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오랜기간 연구원으로 남아 있도록 하려면 자리 보장을 해줘야 한다"며 "현재 계약직 연구원이 많은데 이들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 입법지원조직에는 국회사무처와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등이 있다.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는 본래 국회사무처 내에 있다가 전문성을 강화하고자하는 목적으로 각각 2007년, 2003년 설립됐다. 별도 기관이 되면서 입법고시를 통한 공채 출신보다 박사 출신 입법조사관들이 많다.

정 의장은 이에 따라 국회사무처와 입법조사처 간 '칸막이'를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매년 인사수요에 맞춰 고시 출신 입법조사관들을 입법조사처로 1~3년간 파견시킨다. 이들은 이 기간을 마치고 나면 대부분 '본류'로 인식되는 사무처로 복귀한다.

정 의장의 뜻은 이들을 입법조사처에 오랫동안 근무하게끔 하자는 것. 아무래도 자리를 자주 옮겨다니면 그만큼 적응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입법조사처의 전문성을 키울 기회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시 출신 입법조사관들은 입법조사처 행이 달갑지만은 않다. 국회사무처에서 근무하는 한 입법조사관은 "조사관들이 입법조사처는 커리어에 도움이 안되고 배울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솔직히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상임위원회가 있는 사무처가 격무이기는 하지만 정책을 직접 결정하는 현장을 옆에서 보면서 (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쓰는데, 예산처나 조사처는 기초(연구)작업을 많이 한다"며 "업무 성격도 조금 다르고 여기서 하는 게 정치에 밀접하게 붙어있는 측면이 있어서 사무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개로 국회사무처 입법조사관들도 전문성 강화를 위해 한 상임위에서 더 오래 근무하는 방안도 추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들은 현재 2~3년에 한번씩 상임위를 돌아가면서 근무한다.

이같은 변화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개혁이라는 취지에 국회도 동참해야 한다는 정 의장의 의지가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공무원들도 전문성을 높이는 등의 개혁을 통해 공적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

이에 대해 한 입법조사관은 "개인 성향에 따라 좋아할 사람도 있고 싫어할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여러 분야를 두루 거치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반면 한 상임위에서 오래있다 보면 아무래도 전문성이 쌓이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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