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세입자에도 전세금 소득공제 해줘야"

[the300] 전문가 대안제시…정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현수 기자 | 입력 : 2014.06.11 16:57

서울 송파구 잠실의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지역에 매물 시세표가 붙어있다. /사진=뉴스1 손형주 기자

전세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전세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세금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인 안종범 의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 정책의 평가와 바람직한 세제 방안' 정책토론회를 열고 6월 국회에서 다뤄질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논란의 초점은 정부가 지난 2월26일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이후 보완대책으로 발표한 '2주택자 전세금 과세안'이다. 2016년부터 도입되는 이 제도는 현재 2주택자 월세에 임대소득세가 적용되는 점을 고려해 형평성 차원에서 제시됐다.

그러나 정부안 발표 이후 오히려 세금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세는 결국 '돌려줘야 할 돈'이라는 지적과 함께 전세보증금 투자에 대한 과세가 이중과세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비판 등이 나왔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부동산시장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지만, 2주택 월세소득 과세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과세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간주임대료에 대해 과세하고, 세입자에게 소득공제를 적용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조만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전세보증금은 자산"이라며 "자산에서 현금이 나오면 소득이 되는 것이고, 소득에는 과세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창용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국장은 "간주임대료에 대해 '소득공제'를 적용하면 복잡한 체계상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임대시장 트랜드에서 오히려 전세선호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문 국장은 그러나 "앞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투기 억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며 "시장기능과 정책개입이 상호 보완을 이루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 정부안의 일부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의원은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게 2주택 전세 문제"라며 "2주택 전세의 경우 월세와 어떻게 다르게 취급할 것인지 여러 가지를 검토해 최종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안 의원은 정부와 민간 측의 의견을 모두 수렴한 뒤 이달 중 법안을 만들어 상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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