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젠 '재벌 4세'···"미성년자 주식 증여에 세금 '폭탄'"

[the300] 정희수 국회 기재위원장 내정자, 법안 수정 또는 신규발의 통해 추진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5월2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후반기 국회 기재위원장 후보로 선출된 정희수 의원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14.5.27/뉴스1

미성년 재벌 4세들에게 주식을 물려준 뒤 주가가 올랐을 경우 증여세 또는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된다. 이 같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아직 4세로의 증여나 상속이 마무리되지 않은 대다수의 대기업 오너 일가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19대 국회 후반기 기재위원장으로 내정된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은 현재 기재위 조세소위에 계류돼 있는 자신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수정·보완하거나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주식 '편법증여'에 대한 중과세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내용을 바꾸거나 새로운 법안을 발의해서라도 재벌 4세 등 미성년자에 대한 편법증여에 중과세하는 취지의 입법화는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상임위원장이 발의한 법안은 상임위 소위나 전체회의에서 우선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국회의 관례다.

정 의원이 지난해말 발의해 지난 2월 조세소위에 회부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기업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미성년자에게 해당 기업의 주식 등을 증여할 경우 5년 뒤 주가상승분에 대해 별도의 증여세를 물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 의원은 "어린이에게 과도하게 주식을 증여하는 등의 부의 대물림은 재벌기업의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과 함께 사회정의를 해치고 부의 양극화를 초래해 일반인들에게 박탈감과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법안에 대해 김승기 기재위 전문위원은 "수증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미 증여세를 납부한 주식 등의 가치 상승분에 대해 추가적으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납세자의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약에 해당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 전문위원은 이어 "증여세는 특정 사유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주식 취득 후 발생하는 일반적인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추후 양도시 양도차익으로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실 관계자는 "기재위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와 앞으로 있을 기재위 조세소위 논의 결과 등을 토대로 법안을 일부 수정·보완하거나 별도의 법안을 다시 발의할 수도 있다"며 "내용이 일부 달라지더라도 큰 틀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주식 '편법증여'를 막는다는 입법 취지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성년자 편법증여에 대한 증여세 중과가 어렵다면 대신 주식 처분시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며 "만약 조세소위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쪽으로 논의가 이뤄진다면 이를 위해 소득세법 개정안을 새롭게 발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세제당국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미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미성년자에 증여 후 5년내 재산가치가 늘어날 사유가 발생하면 그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소송을 하면 정부가 이길 수가 없다"며 "관련 조항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으로 미성년자 주식 '편법증여'에 대한 증여세 중과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2조4항에 따르면 미성년자 등이 재산을 증여받은 뒤 5년 내 △주식 상장 및 합병 △사업 인·허가 △개발사업 시행 △형질변경 등 '재산가치 증가사유'로 재산가치가 늘어나면 그 평가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밖에 이유로 증여받은 주식의 가치가 높아질 경우에는 별도의 증여세를 부과할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관계자는 "해외에는 장기적으로 상속세와 증여세를 폐지하는 나라도 많다"며 "기업의 미래 경영성과가 어떨지 모르는데, 그에 대해 할증 과세를 한다는 것은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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