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선거]도로명주소, 선거에 무용지물…부활한 '읍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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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 입력 : 2014.06.04 10:03

'반포3동 제1투표소'.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도로명주소는 6·4 동시지방선거에서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4000억원을 투입해 1월 전면 시행됐지만, 선거에 활용조차 하지 못해 '혈세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6·4 동시지방선거 투표소 이름은 읍·면·동으로 표기됐다. 도로명주소에서 사라진 행정동이 다시 나온 것.

예를들어 '서울시 서초구 잠원로 ㅇ길 ㅇ'에 사는 유권자는 자신이 사는 곳이 지번주소로 '잠원동'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반포3동 제1투표소'로 가서 투표를 해야한다. 법정주소는 도로명주소만 인정하지만, 선거는 지번주소에 따라하는 셈이다.

이는 선거구획정 근거법인 공직선거법의 관련 부분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 선관위는 "동은 살아있는데, 도로명주소에서 지워졌을 뿐"이라며 "투표소명은 구역 개념이기 때문에 '무슨 동 몇 투표소'로, 투표소 주소표기는 도로명주소로 한다"고 설명했다.

유권자들이 혼란을 느낌에 따라 도로명주소 체계의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동에는 많은 도로가 있고, 도로 하나가 여러 지역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도로명주소를 고수할 경우 향후 선거에서도 이 같은 혼란이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도로명주소만로 선거를 치르는 것에 대한 우려는 그간 정치권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다. 안전행정부는 선거공보물 미도착을 우려한 중앙선관위와 우정사업본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 18일 '선거 공보물 발송에 지번주소 중복하라'는 긴급 공문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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