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벌면 벌금 더 낸다"…일수벌금제 도입 추진

김기준 의원 형법개정안 발의…벌금 분납·벌금형 선고 유예도 포함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김기준 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4.2.11/뉴스1

경제력에 따라 벌금을 달리 부과하는 일수벌금제 도입이 추진된다. 벌금 미납자가 돈이 없어 강제노역 하는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8일 일수벌금제와 벌금 분할납부를 골자로 하는 형법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죄질에 따라 똑같은 벌금을 내는 현행 벌금제도가 경제적 형편에 따른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5년간 벌금 미납을 이유로 일당 5만원의 '노역장 유치 처분'이 집행된 건수는 매년 4만여건에 달한다. 

이 법안에 따르면 법을 위반한 행위자는 경제력에 따라 1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차등적으로 벌금을 선고받도록 한다. 대기업 사장과 기초생활수급자가 같은 죄를 저질러도 벌금은 달리 부과된다는 것이다. 

경제력이 부족해 벌금을 당장 내지 못할 경우 벌금의 납입기한을 연장하거나 분할납부가 가능하도록 한 내용도 포함됐다. 현행법상에서 벌금을 선고받으면 30일 이내에 일시불로 완납해야 한다. 

또 벌금형에 집행유예를 적용하고 노약자나 돈이 없어 벌금을 내기 곤란한 자에 대해 선고유예를 내릴 수 있는 안도 들어있다. 선고유예란 죄질이 경미한 범인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 동안 사고 없이 지내면 형의 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일수벌금제는 독일, 스페인,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독일 축구선수 미하엘 발락은 스페인에서 과속운전단속에 걸려 1만 유로(약 140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김기준 의원은 "똑같은 벌금 100만원에 대해 1억을 버는 사람과 200만원을 버는 사람이 느끼는 바는 다를 것"이라며 "벌금으로 처벌을 받았을 때 받는 고통의 정도가 비슷해야 한다는 게 일수벌금제의 취지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소득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경제력을 측정할 수 없어 벌금을 차등 부과하기 쉽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소득과 재산이 투명한 사람만 일수벌금제 도입에 따른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소득이 있는 사람은 거의 국민연금이나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돼있다"며 "국세청 자료를 종합하면 소득을 충분히 간파해 (일수벌금제를) 집행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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