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사망'까지···'에어바운스' 사고 때 법안은 잠 잤다

단기 임대·무허가 어린이 놀이시설 등 관리감독 사각지대


에어바운스

# 지난 5일 어린이날. 부산 화명생태공원 야외수영장에 설치된 에어바운스(공기주입식 미끄럼틀)가 넘어졌다. 커다란 돌에 줄을 허술하게 매달아 뒀다가 강풍에 넘어갔다. 이 사고로 어린이 5명과 어른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세월호 참사로 온나라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 또 다시 어린이들이 다치는 사고가 나면서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인천의 한 키즈파크에서 에어바운스가 무너져 한 초등학생이 3m 아래로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고 숨졌다.


8일 국회와 관련 부처에 따르면 관광진흥법상 유기기구로 분류된 에어바운스를 설치하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부상 위험이 있는 시설임에도 허가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관리감독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에어바운스를 비롯한 유기기구들에 대한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법안은 과거 국회에서 발의된 바 있다. 지난해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낸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어린이놀이시설(키즈카페)에 설치된 유기기구들의 범위와 조건을 규정하고 안전관리자를 둬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안전성 검사 규제가 약했던 유기기구들을 어린이놀이기구에 포함시킴으로써 키즈카페가 안전 및 시설검사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한계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법안은 여전히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한편 정부도 지난 1월 인천에서 어린이 사망 사고가 발생한 당시 곧바로 에어바운스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을 개정, 에어바운스 검사대상 높이를 기존 4m에서 3m로 조정하고 운영요원과 자치단체 담당자 교육을 강화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에어바운스 설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를 유지하고 있다. 키즈카페처럼 유기기구를 대거 설치해 놀이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문체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 동안 임대해 기구를 설치하거나 무허가 어린이 놀이시설을 운영하는 경우는 감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자진 신고가 있기 전까지는 당국에서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초등학생이 사망한 인천의 키즈파크는 무허가 시설이었다.

 

행사업계 관계자는 "대학 축제나 기업 행사처럼 에어바운스를 하루씩 임대하는 경우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기구 크기가 매우 크면 2명, 아니면 1명이 투입돼 설치를 맡고 안전관리자는 행사 주최 쪽에서 따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에어바운스를 설치한 곳이 신고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할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사고를 낸 곳은 법에 따라 처벌하고 신고 의무를 잘 지키지 못하는 업체에 대해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모범적인 업체가 선의의 피해를 볼 수도 있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는 것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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