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호텔..."규제완화 VS 대한항공 특혜"

국회 교육위 현안보고…유진룡, "4월 국회 통과" 요청에 야당, "대기업 위해 국회 기만" 비판

김태은 하세린 | 입력 : 2014.04.12 13:52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2014.4.11/뉴스1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학교 주변에 호텔 신설을 허가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야당은 대통령이 규제완화를 핑계로 특정 기업의 민원을 들어주려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유해시설이 없는 호텔인 경우에만 정화위원회 심의 없이 건립이 가능토록 추진하고 있다"며 "수혜대상이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만큼 국회의 긍정적인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도 "호텔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했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변했다. 학생들이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다면 왜 교육이 문제가 되는가"라며 "호텔 건립에 교육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호텔은 기하학적 건물과 함께 배 모양으로 수영장을 만들어 호텔을 보러 오는 관광객만 하더라도 하루에 수백명 이상이 된다"며 "중국 관광객 상당수만 한국에 유입되도 경제 활성화에 도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 소속 교문위 의원들은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정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서울시 교육청이 입수한 학교 환경정화 구역 내 호텔 현황 자료에 따르면 허가를 받은 호텔이 158개, 그 중에 65%인 102곳이 아직 착공을 안 한 상태"라며 "지난 규제개혁 회의에서 규제 때문에 호텔을 짓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한은행 보고서를 보면 2016년에 외국인 관광객수는 지금보다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울시 호텔의 객실이 이보다 많아져서 절반 가까이는 오히려 공실이 될 우려가 크다고 분석됐다"며 관광객 수에 비해 호텔 객실 수가 부족하다는 정부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진룡 장관은 "사업 수행 능력을 가진 업체에서 원하는 부지가 지금 정화구역에 해당돼서 그런 부분도 풀어달라"고 말했다.

경복궁과 풍문여고 인근 부지에 호텔 건립을 추진하는 대한항공을 위한 특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시각이 크게 엇갈렸다.

정부가 새로 수정한 개정안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추진해 온 호텔 건립은 수익성 저하로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설명이다.

유 장관은 "(대한항공의 호텔계획은)실질적으로 배제될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풍문여고가 이사가면 호텔 건립이 불허되는 정화구역이 호텔 부지의 40%에서 20%밖에 해당이 안돼 수익성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이 풍문여고가 이사가는 지 몰랐다고 해명하자 "2016년 개교 예정인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며 "대한항공 호텔을 짓기 위해 법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면서 의원들 기만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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