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세 강조한 이인영 "우리부터 반성...2월 민생국회 열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월 임시 국회를 앞두고 민생법안 통과 강조하며 야당에게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최근 임미리 교수 칼럼 관련 논란에는 반성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반면 총선 국면에서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둔 것에 대해서는 날선 어조로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다.

이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을 했다. 이날 연설은 오전 11시로 예정됐지만 10분이 지나도록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 위주로 자리를 지키던 가운데 15분쯤에야 통합당 의원들이 들어섰고 결국 본회의는 20분이 지나서야 개회됐다.

이 원내대표 연설도 11시30분쯤 진행됐다. 이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민주당은 반드시 코로나19를 퇴치하고 침체한 민생경제 활력을 되찾아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코로나19 경기 위기 이어지지 않도록 총력

이 원내대표는 코로나 19 총력 대응을 제일 먼저 입에 올렸다. 이 원내대표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 성과를 설명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은 물론 경제 회복을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역학 조사와 치료 경험이 축적되면서 방역 현장에서 코로나 19에 대한 공포는 잦아들고 있다”며 “이제 우리 사회가 코로나 발생 초기에 보였던 극도의 긴장상태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관리 가능한 상황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민생경제 회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경기위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갑작스러운 피해를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민주당과 정부는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경영 안정자금 450억원, 특별보증 2050억원 공급 △긴급경영 안정자금 금리 2.65%에서 2.15%로 인하 △노란우산공제 대출금리 3.4%에서 2.9%로 인하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위한 세무 지원 착수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신고 및 납부 기한 9개월까지 연장 △총 2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 등 코로나19 관련 대책을 차분히 설명했다.

◇"우리부터 반성" 낮은자세...민생국회 약속

이어 이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2월 국회를 약속했다. 이 원내대표는 “20대 국회가 곧 막을 내린다. 그러나 20대 국회가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하다”며 “국회 ‘보이콧’만 모두 스무 차례에 이르고, 여야 합의는 지난 1년 동안 7번이나 파기됐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탓하기 전에 우리부터 반성하겠다”며 “검찰개혁, 집값 안정, 그리고 최근 임미리 교수를 둘러싼 논란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주당을 향했던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에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얼마 전,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께서 장사가 안 된다고 호소하는 종로의 상인들을 향해 젠트리피케이션 피해를 없애고, 비싼 임대료 부담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며 “2월 국회에서 그 약속부터 지키자”고 말했다.

◇"황교안, 나쁜정치" 통합당 위성정당에 맹공

차분하게 연설을 이어오던 이 원내대표는 미래통합당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비판하는 대목에서는 톤을 바꿨다. 이 원내대표는 황 교안 통합당 대표를 향해서는 "참 나쁜 정치를 선동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며칠 전,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께서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가짜정당 ‘미래한국당’이 총선에서 20석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를 향해 “참 나쁜 정치 선동”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 급조한 미래한국당은 독자적인 당원도, 독립적인 정강과 정책도, 자립적인 사무실도 없다”며 “종이정당이고, 창고정당이며, 위장정당이고 한 마디로 가짜정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며 야유했다. "그럼 (민주당도 위성정당) 만들어라", "(민주당은) 민주주의 말할 자격이 없다"며 반발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멈추지 않고 "민주당은 일관되게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고, 사회의 기득권과 부조리를 없애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며 국민지지를 호소했다. 통합당 의원들 쪽에서는 또다시 "거짓말 하지 마라", "국민을 속이지말라"는 야유가 터져나왔다. 일부는 조국 교수를 언급하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도 했다.

계속되는 야유에도 이 원내대표는 "국민 여러분이 정치 백신이 돼 미래통합당의 정치파괴를 막아달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해 달라, 여러분의 단호한 선택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임 국무위원 인사를 하고 있다.

◇추미애 인사에도 야당 "추하다, 추해" 야유

이날 이 원내대표 연설에 앞서 추미애 법무장관이 여야 의원들에게 신임장관 인사를 했으나 야당은 추 장관에게도 야유를 퍼부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안내에 따라, 이 원내대표 연설에 앞서 의원들에게 인사했다. 추 장관이 연단에 서자마자 통합당 의원쪽에서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통합당 의원들은 "사퇴하라", "물러나세요"라며 반발 목소리를 냈다.

이어 추 장관이 "시대적 소명인 검찰개혁과 공정사회를 완수하겠다. 의원님들의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린다"고 인사하자, 통합당 의원들은 "추하다, 추해", "무슨 공정사회야"라며 비아냥댔다.

통합당 의원들은 추 장관이 인사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야유를 멈추지 않았다. 추 장관은 이 원내대표 연설이 이어지던 중 본회의장을 나섰다.

뒤이어 35분 간 이어진 이 원내대표 연설에서도 통합당은 박수 한 번 없이 야유를 퍼부었다.

이에 민주당은 이 원내대표 연설 동안 6차례 가량의 박수로 응수했다.

이 원내대표 연설이 끝난 뒤에도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 등은 이 원내대표와 악수 없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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