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가 신당 이름을 '미래통합당'으로 정했다.

새 지도부는 기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에 일부 위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한다. 황교안 대표 체제는 그대로 두면서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체제로 전환해 총선을 치를 계획이다.

새로 출범하는 당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한국당 공관위(9명)를 유지하되 최대 13명까지 늘리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통준위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박형준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국민들이 중도와 보수가 통합한 정당이라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 당명은 미래통합당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청년이 주인 되는 정당 등 미래가치를 강조하면서 통합의 가치도 함께 담았다는 설명이다.

당초 한국당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미래한국통합신당으로 뜻을 모았지만 통준위 회의에서 달라졌다. 이로써 1987년 개헌 이후 1990년 민주자유당에서 시작된 보수정당의 큰 줄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표 정당 이름은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순으로 바뀌게 됐다.

지도체제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 전면 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한국당 최고위를 확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총선이 끝나면 빠른 시간 내에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를 구성한다.

박 위원장은 "과거처럼 지분 나누기 식은 지양하고 통합의 정신을 살리는 방향으로 적어도 출범식까지는 새로 추가되는 최고위원들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하는 최고위원 숫자에는 "두 명, 세 명, 네 명이 될 수도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는데 내일(14일) 확정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 체제도 유지된다. 다만 선대위 중심으로 당이 운영될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그(황 대표 체제) 틀은 흔들지 않기로 했다"며 "사실상 선거 때까지는 선대위로 집중되기 때문에 선대위를 얼마나 통합적으로 꾸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통준위는 14일 회의에서 선대위 일정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선대위원장을 누구로 할지는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공관위원은 숫자를 늘리더라도 엄격한 기준을 두기로 했다. 한국당의 김형오 공관위원장 체제에서 최대 13명까지 확대하기로 했지만 숫자를 못 박지는 않았다.

박 위원장은 "13명으로 하겠다고 해도 지금 그대로 할 수 있고, 1명 혹은 2명 늘어날 수도 있다"며 "늘어나는 부분에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공정성과 사회적 평판, 전문성을 갖는 사람으로 인정될 때만 추가한다. 이 부분은 현재 공관위원장과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을 의식한 결정이다. 새보수당은 기존 공관위를 흔드는 것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통합당에 참여하는 정치세력들이 각자의 몫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공관위원을 늘리는 것이 자칫 '나눠먹기 공천'으로 전락해 결국 통합과 혁신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위원장은 "시민사회 단체 쪽에서 공관위 전면 재구성을 강하게 주장해왔다"며 "시민사회 분들이 '우리 없는 상황에서 논의해달라' 해서 회의에 불참하셨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의 색깔은 밀레니얼 핑크로 결정됐다. 따뜻한 느낌으로 젊은 층에 인기가 좋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지난해부터 활용하기 시작한 색이다.

통준위는 빠르면 16일 미래통합당을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늦어도 20일 전에 돛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당명과 지도체제 등 큰 틀에서 나온 결론은 세부 조율을 거쳐 조만간 정당법에 따라 신설합당을 위한 각 당 수임기구에서 의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