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의견 경청한 文대통령 "잘 해주고 계신데…"

[the300]지역경제→자영업→대기업 힘모으기

"대기업에 대해선 주문할 게 별로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6대 그룹 총수와 5대 경제단체장을 만나 "너무 잘해주고 계시다"고 격려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됐음에도 주요 기업은 생산에 차질이 없게 노력해 왔다는 평가가 깔렸다.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을 돕거나 중국에 위문품을 보내는 데 대기업들이 모범사례가 된 것도 한 배경이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2020.02.13. since1999@newsis.com

문 대통령은 "그래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더 분발해 주십사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부와 재계의 합심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중국 내 자동차 부품 공장의 재가동을 앞당긴 것이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날 테이블에 오른 경제계의 건의도 경청했다. 재계 총수와 단체장들은 적극행정 장려를 위해 이번 건에 대해선 감사원의 면책이 필요하다거나(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적극적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참석한 가운데 "금융위원장의 의지가 은행 창구에도 내려가야 한다"고 답했다. 또 "감사원이 적극행정시 면책뿐 아니라 포상까지 하는 방안을 이미 발표했다"며 "사전 컨설팅 제도도 이미 있으니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필요한 금융 지원과 신속한 통관, 특별연장근로 인가, 대체생산품에 대한 빠른 인증 등으로 기업 활동과 국민의 안전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광업과 같이 코로나19에 직접 타격을 받은 업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항공, 해운, 운수, 관광 등 업종별로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책도 곧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품 소재 등의 안정적 공급망을 관리하려면 다변화, 국산화 등이 필요하다"며 "해외에 진출한 기업을 국내로 다시 유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선 최근 LG가 2차전지 소재 공장을 중국에 둘 계획이다가 경북 구미로 정하게 됐다는 사례가 거론됐다.

그러면서 참석한 장관들의 답변에 대해 "답변이 안된 부분은 부처들이 검토하도록 하겠다. 속도감 있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강호갑(왼쪽부터) 중견기업연합회장, 손경식 경총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020.02.13. since1999@newsis.com

최태원 SK 회장은 SK그룹 구내식당을 닫고 주변 상권을 이용토록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도 일주일 중 하루는 구내식당 문닫고 있고 강제적으로 바깥에 나가 식사하도록 했다"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14일부터 매주 금요일 점심 구내식당을 닫는다고 12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9일), 서울 남대문시장(12일)을 찾은 후 대기업을 만났다. 지역경제, 자영업자에 이어 재계까지 '합심'의 보폭을 넓혔다.

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는 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일본의 수출보복 조치에 긴급 대응하기 위해 정부도 기업들도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에 사활을 걸었다. 신종 감염병 우려 또한 일본의 경제보복처럼 예측 밖의 대형 경제악재다.

대통령·정부·재계가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인 건 당시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취지도 있다. 정부에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은성수 위원장 등 경제관계 핵심장관들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외 이호승 경제수석 등 경제라인이 총출동했다. 

지난해 7월에 없었으나 이날 등장한 멤버는 이재현 CJ 그룹 회장이다. CJ는 자산규모로 봐도 재계 13위다. 청와대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의 정도, 중국 내의 사업 규모, 5대 그룹과 업종별 차별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는 영화 기생충의 성공 효과에 힘입어 CJ와 이 회장이 박근혜정부 '블랙리스트' 꼬리표를 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코로나19가 머잖아 종식될 것"이란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앞으로 방역을 게을리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정부는 완전종식까지 최선의 노력을 하는데, 심리적 위축과 공포를 걷고 일상경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2.13. since19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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