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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에 앞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0.02.05.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취임 후 세번째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이 빠진 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80분간의 연설 대부분을 경제·안보 등에서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는데 할애했다. '대화를 희망한다'는 기존 미국의 대북 메시지가 원론적인 수준으로라도 나올 수 있다고 관측됐지만 '북한'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
취임 후 첫 국정연설(2018년)과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북한이 주요 소재였음을 감안하면 올해 연설의 '북한 패싱'은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5일 국정연설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같은 달 27~28일 베트남에서 연다고 처음으로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또 "우리의 과감한 새 외교 정책의 하나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역사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북한 억류) 인질들이 귀환했고, 핵실험이 중단됐으며 15개월 넘게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있다"고 자랑했다. 북미대화 재개 등을 외교적 치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반대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인 2018년 1월 30일엔 북한을 타락한, 무모한, 잔인한 독재정권으로 지칭하며 '최대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북한 억류 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 사건을 소개하며 "어떤 정권도 북한의 잔인한 독재정권보다 더 철저하고 잔인하게 자국민을 억압하지 않는다"고 인권문제도 정면으로 제기했다. 2017년 하반기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으로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비판적 대북 메시지에 집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패싱'은 그만큼 북미대화 등 북한 이슈가 그의 우선 순위에서 멀어져있다는 걸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자신의 재선에 북한 이슈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미대화가 당장 성과를 내기도 어려운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대북 정책이 미국 조야에서도 비판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후순위로 미루고 대선에 집중하면서 북미대화 재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입장에선 북한을 거론하기 보다 북한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선에서 대선 레이스에 임할 유인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내부결속에 우선순위를 두며 미국의 대선 일정을 관망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달 1일 노동당 전원회의 보도문 발표 후 사실상 대미 메시지에선 '침묵'을 지켜 왔다.
지난달 21일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엔 군축회의에서 "미국이 일방적인 요구를 강요하고 제재를 지속한다면 북한은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으나 기존 북한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발언으로 해석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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