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벨' 추구한 포용 정부…남은 과제는?

[the300]'기업 대 노조' 이분법적 노동 정책과 결별 시도…탄력근로제·한국형 실업부조, 남은 과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노동 분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주 52시간 근로제’, ‘부부 동시 육아휴직’ 등 성과를 앞세우며 남은 임기 워라벨을 위한 정책 방향을 시사했다. 기업과 노동조합을 이분법적으로 보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데 열을 올렸던 과거 노동 정책과 결별을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전 신년사를 통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한걸음 더 다가가겠다”면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과 결별을 선언하는 것이 개인 역량을 기반으로 한 창의와 혁신의 전제가 된다고 봤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대표적이다. 정부·여당은 100대 국정 과제 중 ‘휴식 있는 삶을 위한 일·생활의 균형(워라벨)’을 실현하기 위해 법·제도 개선에 힘썼다. 

문 대통령 임기 중 1800시간대 노동시간 실현을 구체적인 목표로 삼고 지난해 3월 ‘주 52시간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300인 이상 사업자에 ‘주 52시간제’가 우선 도입됐다.

효과는 확연했다.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2018년 국내 5인 이상 사업체 소속 노동자 1명의 연간 노동시간은 전년(2014시간) 대비 28시간(1.4%) 줄어든 1986시간으로 집계됐다. 연간 노동시간이 2000시간 아래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초과노동 취업자도 크게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을 초과한 취업자는 450만5000명으로 2017년 531만8000명 보다 약 15.3%(81만3000명) 감소했다. 

‘부부 동시 육아휴직’ 제도도 대표적 워라벨 정책으로 주목된다.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여당은 지난해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을 통해 같은 영유아에 대해 배우자가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허용하도록 했다.

부부 합산 육아휴직 급여도 최대 300만원으로 증가한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해 하반기 입법예고하고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남은 과제도 언급됐다.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는 당초 2020년부터 도입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계도기간을 부여하면서 사실상 유예됐다.

이는 탄력근로제 확대 지연과 맞물린다. 당초 정부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과 기업 생산성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탄력근로제 확대를 추진했으나 여야 이견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장 애로를 호소하는 300인 이하 기업들 목소리까지 더해지면서 정부는 끝내 계도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사회 안정망 강화를 위한 ‘한국형 실업부조’ 역시 남은 과제다. 구직자 취업촉진법이 개정돼야 하나, 여야 이견이 뚜렷하다. 정치권이 이달부터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돌입하면서 20대 국회에서 법 개정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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