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협상판 '레드라인 사수'…文대통령, 시진핑과 회담 추진

[the300]시진핑과 베이징 회담 조율…대화 모멘텀 유지 승부수

【오사카(일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019.06.27. pak7130@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승부수를 던진다. '레드라인'을 사수해 북한의 협상장 이탈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대화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중국으로 향한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3~24일 중국을 방문한다. 24일 쓰촨성 청두에서 진행되는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일중 정상회의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한일 양자 정상회담도 추진 중에 있다"며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베이징 방문을 조율하고 있다는 의미다.

오는 24일에 한일중 정상회의가 청두에서 진행되는 만큼, 23일 베이징을 먼저 가는 게 동선·일정 상 자연스럽다. 중국 외교부도 문 대통령의 청두 방문 시기로 '24일'을 거론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3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방중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임을 숨기지 않았다.

북미 간 갈등국면이 심화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중재자 역할을 하고 나선 모양새다. 북측은 협상의 시한으로 '연말'을 제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 옵션'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북한은 "해볼테면 해보라"며 강경 기조로 나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내년 1월1일 신년사를 계기로 북측의 협상장 이탈, 즉 '새로운 길' 선언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달 (북측의) 전원회의에서 북미대화 중단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최우선 목표는 대화 테이블이 깨지는 것을 막는 것에 맞춰져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북핵 대화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대화판을 떠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제 북한 차례다. 북측이 우리 정부와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 가장 얘기가 잘 통할 수 있는 상대는 역시 중국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꼭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가지며 북중 공조를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나 북핵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기조'에 못을 박는다면 김 위원장이 쉽게 협상장 이탈을 택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시 주석 입장에서도 북한 변수로 인해 미중이 갈등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는 게 우리 측의 판단이다. 

북측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금은 북미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대화 테이블만 유지가 된다면 어떤 상황을 계기로 급격하게 협상이 진전될 수도 있다. '대화 모멘텀'의 중요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것처럼 북측이 ICBM(대륙간탄도비사일) 발사를 재개하는 등의 '선'을 넘는 행동을 한다면 그동안의 대화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다시 대결 대 대결 국면으로 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측에 "적대적 방식이라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숙제를 갖고 있는 중국을 통해, 북측에 압력을 넣어서, 협상판의 '레드라인'만은 사수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청와대는 일단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 관련 이슈에 대해 "예단하는 게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평양 금수산영빈관을 산책중 자리에 앉아 환담하고 있다. 2019.06.22.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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