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한국당 필리버스터, 전부 끝내려면 199일 걸린다?

[the300]표결 통한 필리버스터 종결, 안건별로 최소 24시간 필요…표결 실패할 땐 199번의 국회 열어야 할 수도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출입로 앞에 설치된 정지 표지판 너머로 국회가 바라보이고 있다. 2019.12.1/사진=뉴스1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29일 199개 안건에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데 따른 해법을 모색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칫하면 199일에 걸쳐 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시도돼 20대 국회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전략에 대해 "최소한 199일이 소요된 다음에야 199개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종료될 수 있다. 말하자면 20대 국회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가 모두 종료되려면 199일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검증대상] 

자유한국당이 199개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종료까지 199일이 걸릴 수 있는지 여부

[검증내용]

◇표결로 필리버스터 종료시키려면 안건당 최소 24시간 필요…199건엔 최소 199일 소요

필리버스터 관련 규정을 다룬 국회법 106조의2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종료에는 △종결 동의 표결 △신청 정당의 자체 종료 △국회 회기 종료의 방법이 있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철회나 자체 종료 없이 199개 안건에 모두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면 남은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종결 동의 표결을 통해 필리버스터를 종결하는 방법이다. 표결에 실패할 경우에는 필리버스터 안건마다 회기를 소모해야 할 수도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를 표결로 종결하기 위해서는 안건마다 △종결 동의 제출 △종결동의 표결의 절차가 필요하다. 

필리버스터를 종결하고자 하는 의원들은 종결동의를 제출해야 한다. 관련 법 조항에선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안건에 대해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서명으로 무제한 토론의 종결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종결동의가 제출된다고 해당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바로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종결을 위해서는 별도의 종결동의 표결을 해야 한다. 이 표결에서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의 찬성해야 가결된다.

그런데 이 종결동의 표결을 위해서는 종결 동의 제출 시점으로부터 24시간이 지나야 한다. 국회법 106조의2 제6항은 '무제한 토론의 종결동의는 동의가 제출된 때부터 24시간이 지난 후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되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했다.

해당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종결동의가 선포될 때까지 진행할 수 있지만 같은 법 제7항에 따르면 종결동의가 가결되는 경우 해당 안건 의결을 위한 표결에 지체 없이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만약 한국당이 199개 안건 모두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때 이같은 방식으로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기 위해서는 199번의 종결동의 표결이 필요하다. 이 절차는 안건마다 최소 2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적어도 199일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필리버스터 종결동의 부결시 안건마다 국회 회기 소요될 수도…임시국회 199번 열려야

'199일'은 그나마 의원들 표결로 필리버스터 종결이 가능한 경우다. 종결동의 표결에서 부결될 경우에는 안건마다 국회 회기가 소요되고, 이에 따라 임시국회가 199번 열려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우리공화당, 보수성향 무소속 의원들을 제외한 의원 규모는 167명이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종결동의 가결을 위한 177표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종결동의 표결이 불발되거나 부결되면 한국당은 1개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해당 회기 종료 시점까지도 이어갈 수 있다.

국회법 106조의2 제8항은 '회기가 끝나는 경우에는 무제한 토론의 종결이 선포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필리버스터 종결이 선포된 안건에 대해서는 같은 법 9항에 따라 재차 필리버스터를 요구할 수 없다. 다음 회기에서 바로 표결에 들어간다.

따라서 한국당이 신청한 199개 안건에 모두 필리버스터를 실시한다면 종결까지 199회의 국회가 열려야 할 수도 있다. 첫 필리버스터 안건이 10일 정기국회와 함께 종료되더라도 이후 열리는 회기마다 각 안건에 대해 차례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

한국당은 핵심 쟁점 5개 법안에만 필리버스터를 보장한다면 다른 비쟁점 법안들에는 필리버스터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한국당이 199개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진행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국당이 아직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하지는 않은 상태에서 만약 199개 모든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면 국회법 규정에 따라 최소 199일이 소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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