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카드로 日 '징용해결→수출규제 철회' 고리 깼다"

[the300]외교부 고위당국자 평가…"수출당국간 화이트리스트도 논의될 것"

정부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조건부 연기' 결정과 관련해 "강제징용 문제 해결없이는 수출규제 철회가 없다고 주장한 일본의 연결 고리를 지소미아 카드로 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이 이날 명시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으나 한일 수출당국간 대화 재개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 철회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 유예·일본에 대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잠정 중단을 발표하고 일본 정부가 대한 수출기준을 강화한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관리운영 재검토 방침 등을 공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양국간 합의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간 대화가 시작되고, 대화 방향성이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며 “산업부와 경산성간 과장급 대화를 거쳐 국장급 대화로 (수출)당국간 대화가 다시 시작된다. 지금까지 일본이 소극적이었는데 대화를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 일본 각자의 문제의식을 상호 해소하기 위한 게 수출관리정책대화”라며 “이 대화에 당연히 화이트리스트가 의제로 들어간다. 화이트리스트를 복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라 부연했다. 일본이 이날 발표에서 화이트리스트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확실히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일본이 ‘개별허가’로 전환해 규제를 깐깐하게 바꾼 3개 품목의 경우, 누적 수출 허가 실적을 통해 3년 범위로 ‘포괄허가’ 전환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 당국자는 “포괄허가 전환에 그리 많은 시간이 안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특히 정부가 지소미아 카드를 활용해 '강제징용 문제 해결 없이는 수출규제 철회가 없다'고 한 일본의 논리를 깼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은 지금까지 강제징용 문제가 안 풀리면 수출규제를 풀 수 없다는 연계 전략을 써 왔는데 (한국이)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를 연계해 일본의 연결고리를 깼다”고 했다. 이날 양측 발표에선 핵심 갈등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만약 우리가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를 연계하지 않았다면 일본이 아직도 강제징용 문제 해결 없이는 수출규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들의 연계전략을 우리의 연계로 깼다. 그런 구도가 아니었으면 이런 상황의 해결이 불투명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자충수란 비판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끈 지렛대로 작용했다고 자평한 셈이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도 수출규제를 포함한 한일 간 문제가 궁극적으로 풀리려면 강제징용 문제가 다시 한일 간 핵심 의제로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은 시인했다. 그럼에도 “오늘 시점에선 그 링크가 끊긴 것”이라며 “강제징용 문구에 집착했으면 오늘의 발표문은 안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철폐했으면 우리도 지소미아를 철회해 큰 차원의 균형이 잡혔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철폐-철회’ 보다는 작은 스케일의 균형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국을 막기 위해 '빅딜'로 향해가는 '스몰딜'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 조치가 ‘잠정적’ 조치인 만큼 일본이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풀지 않는 등 ‘시간끌기’를 하는 상황에 대비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도 강조했다. WTO 제소 중단이 ‘일시 정지’이기 때문에 다시 가동할 수 있고, 지소미아도 언제든 종료시킬 수 있게끔 "완전한 철회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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