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압박 몰아치기…흔들리는 협상 테이블

[the300]김계관 이어 김영철도 담화…“美, 적대정책 철폐…값을 받을 것”

【하노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오른쪽)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9.02.28.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이 제시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연내 시한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대북 적대시정책 철폐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협상 테이블을 흔드는 모습이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한미가 비핵화 협상의 촉진을 위해 이달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했음에도 이를 평가 절하한 것이다.

그는 "합동군사연습이 연기된다고 하여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미국이 배려나 양보로 묘사하면서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바쁠 것이 없으며 지금처럼 잔꾀를 부리고 있는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이제는 미국 대통령이 1년도 퍽 넘게 자부하며 말끝마다 자랑해온 치적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당한 값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돌려받겠다’는 표현은 전날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에서도 등장한 표현이다. 김 고문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더 이상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고 했다. 

내년 미 대선에서 재선 승리를 위해 북핵 위협 제거를 외교적 치적으로 삼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상황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북미 관계를 이어가려 한다면 '새로운 길'에 나설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미국이 대표적인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꼽고 있는 제재완화와 한미연합훈련의 완전한 중단 체제안전보장 등이 없을 경우 비핵화 대화가 무산되고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무익한 그러한 회담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선 북미 모두 대화 판 자체를 접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한동안 기싸움이 이어진 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실무협상이 성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러시아 방문을 협상재개를 앞둔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하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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