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얽힌 '지소미아·수출규제·방위비' 이번주 분수령

[the300]23일부터 지소미아 종료, 18~19일 방위비 협상...한일·한미관계 후폭풍 예상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19.11.17. photo@newsis.com
한반도를 둘러싼 핵심 외교·안보 현안들이 이번주 줄줄이 중대 고비를 맞는다.

오는 22일 자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공식 종료된다. 18~19일로 예정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3차 회의)에선 6조원에 육박(약 50억 달러)하는 '동맹 청구서'를 내민 미국과 본게임이 시작된다. 한·일 관계와 한·미 동맹, 한·미·일 안보협력의 향배를 결정하는 메가톤급 이슈들이다.

지소미아 종료 여부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물론 미국이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 나흘 안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할 만한 상황 변화가 없다면 한일 관계와 한미 관계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지소미아 종료 D-5, 한일 국방장관 만났지만 '평행선


17일 태국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양자회담에서도 극적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제6차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가 열리는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트 호텔에서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지난 8월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일 국방 수장이 참석한 첫 양자회담을 열었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정 장관은 고노 방위상과 약 40분간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론적 수준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국방 얘기보다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들이 있으니 잘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고노 방위상에게 일본이 안보상 신뢰훼손을 명분으로 수출규제를 한 만큼 지소미아를 더이상 연장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보복성 수출규제를 철회해야 지소미아 재검토가 가능하다며 일본의 태도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고노 방위상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계속 유지해 나가를 바란다"고 말했다며 수출규제와 무관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일본의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한 정경두(왼쪽)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19.11.17. photo@newsis.com


日 액체불화수소 수출승인···산업부 "근본 해결책 아냐"


냉랭한 분위기는 회담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회담 시간 5분 전 정석환 국방정책실장 등과 회담장에 입장한 정 장관은 "양측에 긍정적 기류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약 10분 뒤 모습을 드러낸 고노 방위상도 "지소미아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냐"라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답하지 않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모두 발언에서 정 장관은 "한일 관계 침체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양국이 함께 협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고노 방위상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한미일 공조'를 강조했다. 첫 발언부터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이번 회담 전 일본이 반도체 소재 3대 수출 규제 품목(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중 마지막까지 승인을 내지 않던 액체불화수소의 수출을 승인하면서 한 때 타협의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한국이 지소미아 연장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수출규제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전하고 미국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일본의 수출 승인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과정에서 패소 가능성을 차단하는 한편, 일본이 한국에 성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미국에 과시해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명분과 논리를 약화하는 효과를 노린 것 같다"며 "땜질 처방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으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일본정부가 수출규제를 시행한지 100일째인 11일 오후 서울 시내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유니클로 본사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발표한 2019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9월) 자료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한국 시장 수익이 감소했다. 2019.10.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소미아 종료될듯···美동맹약화 명분 "방위비 증액" 가능성

한일 국방장관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지소미아는 예정대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젔다.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한미일 안보협력 체계 확대를 꾀하는 미국이 막판 적극적인 관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지소미아와 한미동맹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종료될 경우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한미일 안보협력 약화의 책임을 한국에 전가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증액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직까지 지소미아와 방위비를 직접 연계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일 갈등 구조에서 일종의 '캐스팅보트'(선택권)를 쥐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방위비 대폭 증액을 관철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미국이 지소미아와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에 "지소미아 파기는 '동맹 불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편견을 더욱 강화해 한미동맹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한일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는 어렵다"며 "한국에 이어 일본과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뉴시스】박미소 기자 =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협상대표가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규탄하는 항의를 받은 후 경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2019.11.17. misocamer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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