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美국방 3개월만에 재회, 그새 더 복잡해진 동맹현안

[the300]8월 방한 이후 지소미아 이슈화…주한미군 방위비도 협상 치열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9.11.15. since1999@newsis.com

문재인 대통령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3개월만에 재회했다. 지난 8월, "취임 12일만에" 한국을 찾아 문 대통령을 만난 에스퍼 장관은 이번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 담긴 '청구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요구라는 '주문서'를 동시에 들고 방한했다.

접견 이후 최대 관심사는 지소미아에 대해 한미가 접접을 찾았는지, 일본의 태도변화는 가능한지 여부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안보상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먼저 수출규제에 나섰고, 따라서 우리도 일본을 안보상 신뢰할 수 없는데 군사정보를 공유할 수 있겠느냐는 입장을 폈다. 한국도 지소미아를 연장할 수는 있지만 일본이 먼저 취한 수출규제 등을 철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원칙론이자, 지금 상태로 지소미아 연장은 쉽지 않다는 시그널이다. 적어도 청와대 설명은 미국도 이 같은 우리 입장을 이해했다는 쪽이다. 고민정 대변인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이슈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일본에도 노력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일주일 사이 일본에서 변화 조짐이 나온다면 꽉 막혀있던 지소미아 문제가 극적으로 출구를 찾을 수도 있다. 문 대통령도 한미일 안보 협력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접견이 '지소미아 연장불가'라는 우리 입장을 못박는 것인지, 일본의 변화를 위해 한미가 노력하자는 쪽이었는지 묻자 "굳이 두 가지 중에서 본다면 함께 이 부분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시일이 며칠 더, 일주일 정도 남아있다"며 "당연히 우리 정부도 이 상황이 나아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변화된 입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남은 기간 일본이 전에없던 입장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은 높지않다. 문 대통령의 발언과 미 국방부 장관의 발언, 이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은 '한국도 미국도 할 만큼 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미국 각계에서 지소미아 연장을 한국에 압박하는 태도도 이어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019.11.15. since1999@newsis.com

한편 에스퍼 장관은 8월 9일 문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의 삼촌이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사연을 언급했다. 이어 “공동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한미관계가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흥남철수 등 한미간 '혈맹'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으로서도 반가운 인연이었다.

에스퍼 장관의 메시지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세일즈였다. 그는 8월9일 “취임한 지 12일이 됐다. 첫 번째 해외순방으로 인도·태평양지역을 정했다"며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번영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한국정부는 이후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조화로운 협력"을 말하고 있다.  
 
3개월 사이 한미간 현안은 더 까다롭고 복잡해졌다.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은 현재 본격 협상중이다. 미국은 애초 50억달러, 우리돈 600조원을 부르는 역대급 인상률을 거론했다. 최근 구체적 협상 테이블에는 47억달러, 약 5조원을 제시한 걸로 알려졌다. 올해 한국이 분담한 방위비가 1조 389억원이다.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접견에서 방위비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 접견이 끝난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에스퍼 장관과 따로 방위비 분담금 관련 대화를 나누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에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 관련 입장조율을 진행한 것은 분명하다. 이번 방한 자체가 한미 국방장관급 협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현재 가장 뜨거운 쟁점이다. 

게다가 8월9일 이후인 8월22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재연장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런 복잡한 상황에 한국을 다시 찾은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청와대를 방문하기 전, 한미 SCM에 참석했고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공동 기자회견도 가졌다. 에스퍼 장관은 회견에서 “연말까지 대한민국의 분담금이 늘어난 상태로 11차 SMA(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를 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소미아가 만기되도록 그냥 방치를 하게 되면 한미동맹의 어떤 효과성이 약화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한일) 양자 간 어떤 이견들을 좁힐 수 있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의 만기나 한일 갈등·경색으로부터 득을 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이라며 "다시 우리의 관계를 정상궤도로 올리기 위한 노력(지소미아 연장)을 할 만한 이유가, 이보다 더 강력한 이유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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