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20대 국회 예산심사 스타일 분석

[the300]전체 규모 조금 깎고, SOC는 대폭 증액

해당 기사는 2019-11-16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①2017~2019년도 예산안 심사 결과 분석

전국 각 지역의 철도·도로 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예산 증액, 연금·수당 등 복지예산과 남북협력기금 등 정치적 쟁점이 강한 예산의 삭감. 2016년 개원해 지금까지 2017·2018·2019년도 세 번의 정부 예산안을 심사해 의결한 20대 국회의 예산심사 '스타일'이다.

지난 11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를 가동해 본격적인 예산심사에 나선 20대 국회는 올해 임기 중 마지막 예산심사에서도 과거처럼 정부안에서 감액 규모를 증액 규모보다 크게 해 전체 예산 규모를 일정 정도 순감시키고, SOC 예산 등을 증액할 것으로 전망된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20대 국회의 2017·2018·2019년도 예산심사 결과를 분석해 증액과 감액 규모가 큰 사업들은 주로 무엇이었는지 살펴봤다. 2020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도 분석된 경향이 계속 이
어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정부안보다 깎지만 SOC는 증액=20대 국회는 2017년도 예산 심사 때부터 매년 전체 지출예산 규모를 정부안보다 깎아 왔다. 2017년도에는 약 2000억원, 2018년도는 1000억원, 2019년도는 9000억원이 순감됐다. 

20대 국회는 2017년도 예산안부터 해마다 5조4000억원, 4조3000억원, 5조2000억원씩 감액했지만 각기 5조2000억원, 4조2000억원, 4조3000억원씩 증액도 했다.

증액 예산은 SOC 분야에 집중됐다. 2017년도 국회에서 약 4000억원 늘어났던 SOC 예산은 2018년도에 1조3000억원 증액했다. 2019년도에도 1조2000억원 늘렸다. 

국회는 정부와 함께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해 SOC 예산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예산이 증액된 SOC 사업들의 면면을 보면 주로 전국 각 지역의 철도·도로 건설 사업들이었다.

◇아동수당 예산 급증했던 2019년도 예산안=20대 국회가 가장 최근 심사해 의결한 2019년도 예산안은 정부가 470조5000억원 지출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최종 통과된 예산 규모는 469조6000억원이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5조2000억원 감액, 4조3000억원 증액을 통해 9000억원 순감했다. 

증액 사례가 많고 증액 규모가 큰 사업들은 단연 SOC 사업들이었다. 보성-임성리철도, 포항-삼척철도, 서해선복선전철 건설 사업이 각각 1000억원씩 증액됐다. 새만금-전주고속도로, 안성-구리고속도로 사업은 각각 600억원씩 예산이 늘었다.

증액된 SOC 사업의 종류는 매우 다양했다.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사업은 정부안이 300억원인데 국회에서 253억원이 증액됐다. 경북도청 이전부지 매입비도 정부안 422억원에서 578억원이 증액됐고, 충남도청 이전부지 매입비는 정부안 160억원에서 219억원이 늘었다. 노후역사 환경개선공사 사업 예산도 115억원 증액됐다.

2019년도 예산안 중 가장 큰 증액 규모의 예산은 아동수당이다. 여야는 격론 끝에 아동수당을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지급하고 지급대상을 확대하기로 결정해 보건복지부 아동수당 급여 예산이 2353억원 늘었다.

반면 야당의 반발이 심했던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 출연금은 정부안 2000억원에서 절반인 1000억원이 감액됐다. 역시 야당의 반대가 심했던 일자리예산도 다수 사업에서 감액됐는데 행정안전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은 600억원, 고용노동부 취업성공패키지 지원 사업과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각각 413억원, 438억원 깎였다.

◇야당 반대 심하면 '삭감' 피하기 힘들어=2018년도 예산안에서도 통일부 남북협력기금 출연 예산이 400억원 감액됐다. 야당의 반대가 심하면 어느 정도 규모의 삭감이 불가피한 것이 예산심사 경향으로도 나타났다. 

연금이나 수당 등 여야의 쟁점이 큰 예산도 감액을 피하기 어려워 보건복지부 기초연금지급 예산과 아동수당지급 예산은 각각 7171억원, 4074억원 감액됐다. 보건·복지·고용 분야에서 약 1조5000억원이 삭감됐다. 

총지출 규모가 정부안 429조원에서 1000억원 순감(감액 4조3000억원, 증액 4조2000억원)해 428조8000억원으로 최종 편성된 2018년도 예산안에서 국가정보원 정보활동 예산은 정부안 4930억원에서 302억원 감액됐고, 혁신읍면동 시범사업 추진 예산이 206억원 전액 삭감됐다.

SOC 예산은 어김 없이 늘었다. 광주-강진고속도로 사업은 정부안 455억원에서 2배가 넘는 1000억원이 증액됐다. 새만금개발공사 설립 510억원, 고용노동부 수도권 서남부 제2융합기술교육원 설립 390억원 예산은 국회에서 신설됐다.

◇朴정부 때는 조금 달랐던 '스타일'=2016년 말, '촛불정국'이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현 자유한국당이 여당인 새누리당으로 예산을 심사했던 2017년도 예산안은 2018·2019년도 예산안과 다소 다른 국회 심사 결과를 보였다. 

당시 예산심사 결과 △누리과정 지원 △경로당 냉난방비·양곡비 지원(300억원 반영) △기저귀·조제분유(100억원 증액) 및 여성청소년 생리대 지원(30억원 신설) △노후공공임대주택 개량 사업 예산 증액 등이 이뤄졌다.

누리과정 예산의 안정적 편성을 위해 3년 한시로 특별회계를 설치해 8600억원을 지원했고,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예산을 261억원 증액했다.

총 지출예산 규모는 정부안 400조7000억원에서 2000억원 순감해 400조5000억원으로 최종 편성됐다. 증액 규모가 큰 사업들에 SOC 사업 외에도 복지 사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교육부의 지방교육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 예산은 정부안 3조8294억원에서 1115억원 증액됐다. 보건복지부 의료급여경상보조 사업 예산은 524억원 늘었다.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조정소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②예산심사 초반엔 與 "원안유지" vs 野 "삭감하라"

예산안 심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의 ‘칼질’에서 시작된다. 사상 최대 규모인 513조5000억원 2020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올해도 같은 흐름이다. 

13일 여야 국회의원 15명으로 구성된 예산소위는 사흘째 감액심사를 진행했다. 예산안의 정부 원안 수호를 목표로 한 더불어민주당과 14조5000억원 감액을 예고하고 나선 자유한국당 사이 공방이 이어졌다. 아직은 초반 탐색전이다. 대부분의 예산안은 의결없이 보류됐다. 

예산소위 활동 첫날이었던 11일엔 26억3500만원으로 편성된 국무조정실의 ‘청년정책추진단 운영’ 예산에 대한 여야 공방이 눈에 띄었다. 이현재 한국당 의원이 8억5000만원 감액 의견을 냈다. 

그는 “국무조정실이 청년정책추진단을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청년정책을 관장하는 주무부처에서 안 되는 걸 보완해야지 국무조정실에 모든 것에 관여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청년정책이 부처별로 산재돼 있기에 청년정책추진단이 범정부적 청년정책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청년정책추진단은 전방위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청년정책에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감액 반대 의견을 냈다. 이날 예산소위에선 해당 사업을 포함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공공기관 연구사업’ 등도 함께 보류됐다. 

12일엔 외교부의 ‘한일 신시대 복합 네트워크 구축사업’ 예산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작년 12억원이었던 사업 예산은 올해 39억원 늘어난 51억원으로 편성됐다. 

한국당은 단순한 사업 예산 확대가 한일관계 개선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감액을 주장했다. 박완수 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반일·친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국민들한테 반일을 자극하고는 이제 와서 예산을 몇 배 이상 증액했다”며 “한일외교 미스에 대한 책임부터 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사업 예산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예산 삭감은 일본에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 의원은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 한일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예산 삭감이 일본에 어떠한 신호를 줄지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해 결국 심사는 보류됐다. 이밖에 기획재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강화사업’과 조달청의 ‘공공혁신조달사업’ 등에 대해 감액 공방이 벌어졌다. 

13일엔 산림청의 ‘스마트 산림복지 구축사업’ ‘숲 가꾸기 사업’과 해양수산부의 ‘어업인 삶의 질 향상사업’ ‘항만 육상전원 공급설비 구축사업’ 등에 대한 감액 의견이 나왔다. 특히 야당은 산림청이 31억원으로 편성한 ‘스마트 산림복지 구축사업’에 대해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데이터 3법이 개정되고 빅데이터 활용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될 때 사업을 시작해도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현권 민주당 의원은 “일본과 유럽은 산림치유 관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미래산업과 연관된 분야일 뿐만 아니라 현행법 범위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10만여건의 정보와 기록을 수집하는 중이다. 원안 유지를 희망한다”고 방어했다. 이날도 대부분의 심사는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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