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月 150만원'의 행복…BIFF가 주목한 진보정치인

[the300]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선정 영화 주인공…조영권 전 정의당 마포구위원장

7일 조영권 전 서울특별시당 마포구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저는 행복합니다.”

안 물어봤다. 하지만 그의 말에서, 표정에서, 몸짓에서 자기 삶과 정치에 대한 믿음이 전해졌다. 박봉이라는 사회적 시선에도 불구, 현실 참여 정치가 진보 정치의 미래라는 확신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4차례 크고 작은 선거에서 낙선하고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의 이야기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도 화제가 됐다. 조영권 전 정의당 서울시 마포구 위원장.

조 전 위원장의 정치 참여는 1990년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사태와 맞물린다. 서강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조 전 위원장은 한총련을 부정하라는 검찰측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구속됐는데 오히려 당시 북한 정권을 향한 한총련 입장을 지켜보며 새로운 학생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때부터 조 전 위원장의 ‘짠내’ 나는 정치 여정이 시작된다. 조 전 위원장은 명문대 졸업 후 부모의 강한 만류를 뚫고 2004년 사회당 후보로 17대 총선에 출마했다. 청년 정치인으로 기득권 정치를 극복하겠다는 포부였지만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보다 낮은 득표(506표)로 낙선했다. 

이어 지역 정치로 선회해 2010년, 2014년, 2018년 마포구의원 선거에 차례로 출마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이 기간 조 전 위원장은 정치 활동에 전념하면서도 정당이나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생활비를 충당했다. 월수입 150만원을 넘어본 적 없으나 부인, 두 자녀와 행복한 생활을 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고 한다. 

조 전 위원장은 “아이는 돈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관계를 통해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래 관계 속에 키우려고 하는 편”이라며 “2007년 결혼했고 부인과 맞벌이를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웃었다.

그의 힘은 현실 참여 정치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조 전 위원장은 2000년대 후반 아현동에 살면서 주거 정비 사업에 지역을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힘을 보탰다. 손해배상 소송에도 기여해 일부 승소를 얻어내기도 했다. 2010년대초에는 합정역 대형마트 입주 분쟁 시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과 동거동락했다.

그의 소신은 점차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합정역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은 2014년 마포구의원 선거에서 선거 사무실과 조직을 꾸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으나 득표율 16.38%(4268표)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의당으로 선거에 나선 2018년에는 득표율을 18.29%(4313표)로 끌어올렸다.

그의 도전은 지난달 BIFF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조 전 위원장의 이야기를 담긴 영화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2’가 BIFF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쇼케이스’ 부문에 선정되면서다. 조 전 위원장이 전통시장과 학교, 문화예술 공간 등에서 카메라가 달린 훌라후프를 돌리는 모습이 담겼다. 조 전 위원장을 맴도는 카메라는 지역 주민의 시선이다. 조 전 위원장의 공약이 현장의 눈높이에 맞춰졌다는 점을 강조하는 장치다. 

조 전 위원장은 “4차례 선거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과정상' 실패는 아니”라며 “지역에서 진보 정치의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의 도전은 언젠가 끝나겠지만 저와 같은 또다른 청년이 나와 지역 기반의 진보 정치가 성공하는 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조영권 전 서울특별시당 마포구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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