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일까, 의도일까…美 핵심 당국자 서울에 총집결 왜?

[the300]크라크 차관·스틸웰 차관보·드하트 방위비대표 방한...지소미아 연장·방위비 인상·동맹 확대 동시다발 압박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일 저녁(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갈라만찬에 참석하며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동아태 차관보와 대화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2019.8.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국무부의 경제·외교·군사 분야 핵심 당국자들이 한국을 동시에 찾았다. 종료를 앞둔 한일 군사정보보협정(GSOMIA·지소미아)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국의 대(對) 중국 견제 정책인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 첫 공개 등 민감한 이슈가 즐비한 상황에서다. 민감한 외교·안보 이슈들이 서울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다뤄지는 과정에서 '한미 동맹'을 내건 미국의 거센 압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방한한 미 국무부의 키이스 크라크 경제차관과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접견한다. 크라크 차관은 경제·에너지·안보·환경 분야 담당으로 이날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제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 참석한다.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선 한미간 경제 이슈와 함께 에너지·안보·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전략간 연계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중국 화웨이 견제를 위한 5G(5세대 이동통신) 협력 문제가 다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규제하기 위해 동맹국들의 동참을 압박해 왔다. 인도·태평양 전략이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 견제에 있는 만큼 이번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반(反)중 한미 협력 문제가 광범위하게 협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최초로 공개한 30쪽짜리 인도·태평양 관련 보고서에서 중국을 견제할 역내 협력 대상으로 한국을 호주, 일본에 이어 세 번째 국가로 거론했다.

가장 주목되는 건 스틸웰 차관보의 메시지다. 오는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방한하는 스틸웰 차관보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이유로 우리 정부에 철회 결정을 거듭 요구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스틸웰 차관보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한국 정부와 생산적인 만남을 통해 동맹이 이 지역 평화와 안보의 주춧돌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역내 안보 틀인 한미일 협력 강화를 위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우회적인 메시지로 읽힌다.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 전쟁 후 미국은 공여국이었지만 이제 한국은 지역 발전의 강력한 기여국이 됐다"고도 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염두에 두고 '동맹 비용' 증액의 필요성을 직설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틸웰 차관보가 2박3일의 방한 기간 강 장관과 조세영 외교부 1차관, 청와대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을 두루 만나는 과정에선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협력 확대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미측 수석 대표도 한국을 비공식적으로 깜짝 방문했다. 전날 방한한 제임스 드하트 대표는 3박4일 동안 우리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방위비 협상대사와 비공식 만찬을 갖고 국회도 찾는다. 언론계 인사들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드하트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방위비 요구가 과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한국을 방문해 매우 기쁘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드하트 대표의 방한은 이달 서울에서 열리는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와는 무관한 비공식 방문이다. 공식 회의 참석이 아닌 다른 일정을 이유로 한국을 찾은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2차 회의에서 한국 협상팀은 미국의 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에 외교·안보상의 접근 외에 경제·예산 측면을 고려해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 원칙을 강조했다고 한다.

방위비 인상이 예산 증액과 한국 국민들의 납세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한미 동맹에 대한 국민 정서와 여론을 감안해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드하트 대표의 비공식 방한도 방위비 예산을 비준 동의하는 국회와 여론을 살피고 우리 정부의 정확한 입장을 파악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국회와 언론 접촉에선 방위비 대폭 증액을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적극 설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가 23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2차 회의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0.24.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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